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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없는 '봄'이 온다…통제 나선 지자체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3.25 07:12 수정 2020.03.25 07:13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벚꽃축제 취소·통제

각종 지방 축제도 취소 잇따라 '조용한 봄'

매년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여의도 봄꽃축제가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매년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여의도 봄꽃축제가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생활환경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강력한 전염성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축제들은 철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봄마다 익숙하게 찾아오던 '봄꽃축제'도 올해만큼은 즐길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봄꽃축제를 개최하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인 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먼저 다음달 7일부터 12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여의도 봄꽃축제'는 지난 9일 일찌감치 취소를 결정했다. 국회 사무처도 이 기간 열리는 국회 개방행사를 취소했다. 지난 2005년 시작한 여의도 봄꽃축제가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서울 영등포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도 4월 초 개최 예정이던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매년 500만 명이 다녀가는 송파구의 대표 관광 콘텐츠인 만큼,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서초구와 동대문구도 '제3회 양재천 벚꽃 등(燈) 축제'와 '동대문 봄꽃축제'를 각각 취소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며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우리나라의 대표 벚꽃축제 중 하나인 '진해 군항제'와 경북 안동시에서 열리는 '2020 안동벚꽃축제'가 취소됐다. 전북 정읍시의 '2020 정읍 벚꽃축제'와 울산시 남구 궁거랑 벚꽃축제, 울주군 작천정 벚꽃축제가 취소됐다.


전남 담양군은 내달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제22회 담양대나무축제'를 취소했으며, 전남 완도군은 5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완도장보고수산물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매년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전남 함평나비축제도 올해는 잠시 쉬어간다. 다만 축제 기간 중 함께 열릴 예정이었던 '제42회 함평군민의 날 기념식'은 행사 취지와 상징성 등을 고려해 취소가 아닌 잠정 연기를 선택했다.


충북 충주시는 4월 개최 예정인 충주호 벚꽃축제는 취소하고 수안보 온천제는 무기한 연기했다.


이 같은 결정에 시민들은 "아쉽지만 당연한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누적된 피로감을 어디서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도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마땅한 해답이 없어 지친 사람들이 취소된 축제 인근을 찾는 ‘일탈’을 100% 차단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공식적인 행사 취소에도 상춘객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각 지자체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경남 창원에서는 진해 군항제를 찾는 상춘객을 막기 위해 경화역 출입구 10여 곳에 철제펜스를 설치했다. 상춘객을 위한 임시 주차장과 공중 화장실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봄꽃축제를 즐기려는 발길을 100% 막을 수는 없다.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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