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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과유불급’‧시즌3 그리고 좀비 배우들…주지훈의 ‘킹덤2’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입력 2020.03.22 09:06 수정 2020.03.22 09:07

"좀비 역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이젠 넷플릭스 배우가 다 된 느낌이다. ‘킹덤 시즌1’(킹덤1) 당시에는 넷플릭스 시스템에 대해 ‘신기’해 하며 이야기했다면, ‘킹덤 시즌2’(킹덤2)로 돌아온 이창 역의 주지훈은 이젠 그 시스템 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시즌1 당시 주지훈은 영화가 2시간 넘어가면 러닝타임이 길다고 느껴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작품은 300분이란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영화 같은 6부작’ 환경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 플랫폼에 광고가 없어서 제작진의 창의력이 자유롭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할 당시 주지훈은 배우로서 촬영하며 느낀 점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의 주지훈은 “영화의 2시간으로 풀어내기엔 긴 이야기, 드라마의 16시간으로 풀어내기에는 늘어질 수 있는 단점을 6부작으로 잡아낸 플랫폼이다. 또 광고를 중간에 끼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가 자유로워 신선하고, 강요받지 않는 이야기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시즌1 때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당시와는 다른 자부심을 드러낸다. 제작 과정에서 단순히 배우로서가 아닌 창작자의 일원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는 인터뷰 과정 내내 이어졌다.


‘킹덤2’는 ‘킹덤1’과 다르게 콘텐츠가 공개되자마자 많은 해석을 낳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상황과 연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백성들을 좀비로 만드는 권력층의 모습에 대한 해석, 권력을 쥔 자들의 좀비보다 더 좀비 같은 모습에 대한 해석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등장했다. 주연배우로서 주지훈이 보는 ‘킹덤2’의 메시지는 ‘과유불급’이었다.


“전 그냥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킹덤2’가 주는) 메시지는 ‘과유불급’인 거 같아요. 권력이든, 애정이든, 돈이든, 그런 욕망들은 타인은 물론 스스로를 파괴하잖아요. 이런 욕망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본을 보면서, 또 작품을 찍으면서 소소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같이 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킹덤’은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허준호, 김상호 등의 많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그 중 가장 중심에는 좀비를 연기한 배우들이 있다. 아무리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다 해도, 좀비 역을 맡은 배우들이 없는 한 ‘킹덤’은 제작조차 할 수 없다. 그들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고 하자, 주지훈의 답변은 “전 못할 거 같다”였다.


“(평가를) 저는 못할 거 같아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고, 대단한 열정들이에요. 그 배우 분들이 렌즈를 끼고 있어서 시야 확보도 쉽지 않았고, 설정상 팔을 움직이지 않아야 해서, 지붕에서 균형 잡기 어려워요. 연기가 단발성이 아니라 다수대 다수가 붙어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저 같으면 대단히 무서웠을 거 같아요. 앞도 안 보이고 팔도 못 움직이고요. 또 피칠갑이란 분장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힘들어요. 여름에는 끈적이고, 겨울에는 차갑고요. 그 분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러다보니 주지훈이 펼치는 액션 장면은 본인의 신체적 어려움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부담감을 느꼈다. 본인이 뛰고 싸우고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연기로 인해 자칫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고민이 생긴 것이다.


“(궁궐 지붕 액션 장면은) 보기엔 경사가 커 보이지만, 제작진이 노력해서 배우들이 움직이고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실제 각도보다 평평하게 지붕을 새로 제작했어요. 지금 보는 것은 편집으로 컷을 나눴지만, 저희 원래 목표는 '원신, 원 테이크'(One Scene One Take)였죠. 한 40명의 좀비들을 뚫고 나가는 장면을 찍고 나면 산소 부족이 올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런데 심적으로 더 힘든 것이 거기에 안전장치를 했어도 좀비들이 다 떨어지잖아요. 저는 손에 칼을 들고 있고 좀비들이 지붕에 매달려 있어서 다치지 않을까 긴장을 많이 했죠. 내가 타인을 다치가 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있어서 많이 어려웠어요.”


‘킹덤1’은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킹덤2’는 1회는 김 감독이, 이후에는 박인제 감독이 현장을 지휘했다. 똑같은 설정, 똑같은 배우들에 감독이 바뀐 셈이다. 그런데도 시즌1과 시즌2의 스타일 차이는 크게 느끼기 어려웠다. 김 감독은 감정에, 박 감독은 액션에 무게를 둔 듯 싶었지만, 자연스럽게 결이 이어졌다. 주지훈은 그 이유를 “두 분이 함께 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굉장히 감사하게도 (두 감독님의 스타일 차이를) 크게 잘 느끼지 못했어요. 사실 저희가 시즌1 찍고 바로 시즌2로 넘어간 게 아니잖아요. (시즌2의 1회를 김성훈 감독이 맡았기에) 두 감독님이 거의 매일 같이 나와 줬어요. 서로 연출할 때 같이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저희가 물 흐르듯이 쓱 간 거 같아요. 만약 시즌1 찍고, 시즌2에서 다시 시작했다면 차이가 있었을 텐데, 저희가 못 느낀 거죠. 감사한 일이죠. 두 배 일을 해주신 것이니.”

ⓒ넷플릭스 ⓒ넷플릭스

‘킹덤’은 시즌1이 공개될 당시 시즌2가 언제 제작되는지 궁금증을 일으켰다. 그런데 시즌2가 공개되자 또 바로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이 거론됐다. 주지훈은 다양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더 스펙터클해 질 것”이라며 ‘전략적 측면의 액션신’이 강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전략적 측면의 액션신’.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생각나서 재차 물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는 인물과 인물간의 전투가 많았다면, 이제는 지형지물도 이용하고, 공성전 같은 것도 하고, 다른 나라로 이야기가 넘어갔으면 하는 거죠. 우리나라에는 너무 좋은 산세들과 아름다운 장소들을 가지고 있잖아요. 시즌2의 마지막 좀비의 다리에 방울이 달려있었는데, 이런 좀비들을 활용해 능력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 군대로 부리거나 하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대중들은 시즌3 제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미 엔딩으로 시선을 빼앗은 전지현과 궁궐에서 잠깐 모습을 보인 안재홍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떡밥’이 또 던져졌으니, 회수해야 의무(?)가 생긴 셈이다. 물론 주지훈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킹덤3’) 제작 실현 여부는 넷플릭스에 달려있죠. 저희들은 자주 만나면서 팀워크도 끈끈하고, 작품도 사랑합니다. 여기에 시청자들이 사랑해주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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