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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글로벌 경영으로 신성장 속도낸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3.22 06:00
수정 2020.03.22 06:28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신소재 사업 탄력받을 듯

현장 경영 행보 강화에 전문성 갖춘 인재 중용 지속

조현상 총괄 사장과 역할분담으로 시너지 창출 기대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70% 넘는 찬성으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면서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과의 역할분담을 통한 투톱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7년 초 그룹 총수 지위에 오른뒤 지난 3년간의 경영 성과를 주주들의 지지로 입증하면서 자신의 경영 색깔을 보다 본격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앞서 효성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개최한 제 65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이력과 이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 과도한 겸임 등을 이유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참석주주의 70%를 넘는 찬성표가 나오면서 무난히 안건이 통과됐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5%에 달하는 반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은 10% 수준인 지분율 격차도 있지만 조현준 회장 체제에서 거둔 성과가 주주들의 높은 지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효성은 조 회장 체제 이후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효성을 비롯,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등 주력 5개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8조119억원, 영업이익 1조102억원으로 지난 2016년(1조163억원) 이후 3년 만에 다시 영업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효성티앤씨(스판덱스)·효성첨단소재(타이어코드)·효성화학(폴리프로필렌)·효성티앤에스(금융IT) 등 주요 계열사들이 고른 성적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섬유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을 비롯, 베트남·중국·인도를 비롯한 주요 해외법인 실적 호조, 효성티앤에스 등 자회사들의 해외 수출 증가,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미래 신사업의 수익 개선 등이 함께 이뤄지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


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꾀한 조현준 회장의 글로벌 경영 성과로 탄소섬유를 비롯,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에어백 원단 및 쿠션 등 자동차용 소재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이끈 조현상 사장의 기여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이번 사내이사 재선임을 계기로 그룹의 새로운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다소 보수적이었던 효성의 기업 문화를 보다 젊고 진취적으로 변모시켰고 국내외 현장 경영 강화로 글로벌 기업 역량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지난 3년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경영철학과 전략을 펼치며 3세 경영자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신사업들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007년부터 섬유PG(Performance Group·사업 부문)를 맡아오며 주력해 온 스판덱스는 2010년 이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스판덱스는 늘어나는 섬유 소재로 스포츠용품 등에 주로 들어간다.


자동차 타이어의 핵심 소재인 타이어코드 판매 확대도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과 주행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무 내부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다.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

아울러 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개발해 온 차세대 신소재 사업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탄소섬유·아라미드·삼불화질소(NF3)·폴리케톤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사업에서 성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앞으로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생산량 2만4000t(10개 라인)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 양과 질에서 모두 압도적인 글로벌 위상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라미드도 지난해 5세대이동통신(5G) 통신망용 광케이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방탄 소재와 산업용 타이어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현재 울산에 연산 1250t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으로 오는 2021년까지 연산 5000t의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 장비의 세척에 쓰이는 기체인 NF3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도 꾸준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각 사업회사별로 전문성을 갖춘 최고경영자(CEO)들을 내세우는 전문가 경영 체제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지주회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분할하면서 각 사업회사 별로 해당 분야 전문가를 배치하는 등 사업을 가장 잘 아는 인재들을 중용하는 용인술을 펼쳤다.


또 현장 경영 행보 강화를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 1997년 효성 전략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적극적인 현장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조 회장은 지난해 인도 모디 총리와 응웬 푹 쑤언 베트남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등 인적 네트워크 강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제조전문 계열사 효성티앤에스의 해외 판매 확대를 진두지휘하면서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30여 개 국가 주요 은행에 제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은 20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 조현준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사진은 조현상 사장(효성나눔봉사단장·앞줄 오른쪽)이 지난해 1월 8일 오후 성북구 정릉동 일대에서 효성 53기 신입사원들과 함께 ‘사랑의 연탄 나눔’을 펼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효성

이번 주총에서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동생 조현상 사장과의 역할분담을 통해 형제 경영의 시너지효과 창출에도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그동안 효성 산업자재PG장을 맡아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에어백 원단 및 쿠션 등 자동차용 소재사업의 성장을 이끌며 사업 다각화와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4년 화학PG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겸직하기도 했으며 2018년 6월 효성이 인적분할한 뒤 총괄사장에 오르며 역할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티앤씨·효성화학 등을 총괄하며 다양한 현안들을 관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효성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주도한 능력을 인정받아 앞으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2년 효성 전략본부 이사 시절 세계 최대 타이어 제조기업인 프랑스기업 미쉐린과 총 3억5000만달러 규모의 타이어코드 장기 공급계약과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타이어코드 생산공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동시에 체결했다.


이후 미쉐린과 굿이어 등과 타이어코드, 스틸코드(타이어 보강재) 공급 계약뿐만 아니라 관련 공장 인수 계약 체결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미래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선제적 경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효성은 조현준 회장-조현상 총괄사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오너가 형제들의 경영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 전경.ⓒ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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