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화학 주총, 코로나19 사태에 한산…30분만에 끝나
입력 2020.03.20 12:57
수정 2020.03.20 13:05
40여명 주주 현장 찾아…마스크 착용·체온 체크 등 검역
신학철 대표 "특허·지적재산권 침해 받지 않도록 하겠다"
20일 개최된 LG화학의 정기 주주총회 현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때문인지 예년과 달리 차분한 모습이었다.
LG화학은 이날 오전 9시 서울시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제1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이날 현장을 찾은 주주는 40여 명에 불과했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주총 시작 전 LG화학 관계자들은 참석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점검하고, 열 온도를 체크하는 검역 활동을 진행했다. 주요 경영진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로 간 스킨십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석유화학 업종 주가가 약세를 보인 탓인지 이날 일부 주주들에게서는 어두운 표정이 감지됐다. 전날까지 LG화학 주가는 23만원으로 전일 대비 17.86% 하락한 상태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책임경영 차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 이날 이명석 LG화학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만나 주가부양 계획을 물었다.
이 상무는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 "당장은 예정된 게 없다"며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어 추후 결정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오전 9시, 주총이 시작되면서 신학철 LG화학 대표가 단상 위에 올랐다.
신 대표는 “올해 경영 환경은 그 어느 해보다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혼돈과 위기 상황을 피하지 않고 글로벌 5위 화학기업이라는 목표로 도약해나가겠다"고 주주들에 인사말을 전했다.
향후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배터리·자동차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과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대표는 R&D 부문과 관련해 "특허와 지적재산권 침해를 받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발언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재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 '2차 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SK이노베이션 측에 소송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날 LG화학은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정동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현장에서 주주들은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 등의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견을 물을 때마다 "동의합니다", "제청합니다"라고 답해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