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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성훈 "아무것도 없던 나, 버텨서 여기까지 왔죠"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3.20 07:24 수정 2020.04.13 11:48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로 스크린 나들이

"내 매력은 꾸미지 않은 솔직함"

성훈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승재 역을 맡았다.ⓒ강철필름 성훈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승재 역을 맡았다.ⓒ강철필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도 작품을 들고 관객과 만나는 배우가 있다. '나 혼사 산다'로 대중에게 친숙한 성훈(37)이다.


그가 주연한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3월 25일 개봉)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청춘남녀의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성훈은 주인공 카페 마스터 승재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이지만, 부드러운 내면을 지닌 반전 매력의 소유자이다.


1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성훈을 만났다. 2017년 찍은 영화를 3년이 지나서야 본 성훈은 "이런 시국에 개봉하게 됐다. 조심스럽게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의 전체적인 만듦새는 '기대 이하'다. 특히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대사들이 등장하고, 성훈이 만든 남성 캐릭터는 시종일관 화를 내 공감하기 힘들다. 성훈의 생각이 궁금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나온 작품인데 영화 작업은 만족스러웠어요. 승재 캐릭터요? 촬영할 때는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어요. 근데 시사회 때 영화를 보려고 극장에 들어서자 마자 승재가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죠. 하하."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다정한 모습에 호응한 시청자들은 영화 속 성훈을 보면 깜짝 놀랄 법하다. 배우는 "그 이미지가 왜 생긴 건지 모르겠다. 정말 부담스럽다"고 웃었다.


성훈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승재 역을 맡았다.ⓒ강철필름 성훈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승재 역을 맡았다.ⓒ강철필름

극 중 승재는 소정(소은)을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나중에 고백한다. 성훈 역시 비슷하단다. "저도 호감이 가는 사람이 생기면 좀 지켜봐요. 이후 그 사람이 내게 마음이 있다는 확신이 들면 고백하죠. 썸이요? 전 안 타요. 피곤하거든요(웃음)."


그러면서 연애담을 들려줬다. '멀티'가 잘 안된다는 그는 일에 집중할 때는 연인에게 무심한 편이란다. "열심히 일해서 이제야 먹고살 만해져서 제 스타일을 바꾸고 싶지 않아요. 어릴 때는 이성의 외형적인 모습을 먼저 봤는데, 30대가 지나고 나니 '대화'가 통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이상형'에 박나래가 딱 들어맞는다는 취재진에 얘기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둘은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포옹을 나눴다는 이유로 열애설에 휩싸였다. 성훈은 "정말 아니에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으로 데뷔한 성훈은 '오 마이 비너스'(2015), '아이가 다섯'(2016),' 애타는 로맨스'(2017), '돌아와요 부산항애(愛)'(2018), '레벨업'(2019)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여러 작품에 출연했으나 배우보다는 '예능인' 성훈의 소탈한 이미지가 매력이다.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데뷔 10년 만에 악플을 봤다"며 "기사 자체를 찾아보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예능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배우로서 고민도 있을 법하다. "연기 잘하는 선배님들도 예능을 거친 적이 있잖아요. 예능과 상관 없이 연기를 잘하면 배우로 기억해주시더라고요. 제가 풀어야 할 숙제죠."


성훈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승재 역을 맡았다.ⓒ강철필름 성훈은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승재 역을 맡았다.ⓒ강철필름

그가 생각하는 장점은 솔직함이다. 작품 속 까칠하고 각 잡힌 실장님과 다른 매력을 예능을 통해 보여준다. 평소에도 잘 꾸미지 않는단다. 성훈만의 매력을 끄집어내 준 '나 혼자 산다'에 대해선 끝날 때까지 같이 하고 싶단다.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은 소감을 물으니 "잘 버텼다"는 말을 들려줬다. '쥐뿔도 없는데 잘 버텼다'는 말은 가장 힘이 되고, 자주 하는 말이란다. 후배들에게도 '버텨라'는 말을 한다. "슬럼프를 느꼈을 때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배우로서 재능이 없는 건가 생각했죠. 경제적으로도 궁핍했을 땐 더 힘들었고요. 그래도 연기하면서 느꼈던 행복한 기분을 잊지 못해요.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가장 따라가고 싶은 배우는 이병헌이다. 이병헌 연기력의 반만 따라가도 좋겠단다. "작품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요. 시상식에서 한번 인사나눈 적 있는데 너무 떨리더라고요. 설렘이랄까요? 하하. 술 한 잔 해보고 싶고 작품도 함께 하고 싶어요. 연기 잘하는 선배님들은 저에게 연예인입니다."


주로 강한 남성 캐릭터만 해온 터라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도 많다. 배우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나만 터뜨리자' 다짐해요. 흘러가는 대로 가려고요. 단, 열심히 살겁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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