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마비'로 공관위 인선·선대위 구성 논란
호남계 무소속, 여론조사 선전...민생당은 고전
'민생당=마이너스' 판단하면 탈당 불씨 댕길수도
시점은 후보자 등록일(26·27일) 직전 가능성 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통합한 민생당이 총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민생당 이름으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설'도 흘러나온다.
18일 민생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범여권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사반대 입장을 밝히며 "친문세력에 당 팔아넘기자는 것이냐. 이제 그만 민생당을 나가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대안신당·평화당계는 바른미래당계를 빼고 별도의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민주연합 참여 당론 채택을 밀어붙였다. 바른미래당계 당직자 10여 명은 손피켓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당직자들 간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당 안팎에서는 민생당이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고위는 계파 갈등으로 사실상 마비됐고, 공천관리위원회 및 선거대책위원회 구성도 바른미래당계를 패싱한 채 의결돼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계 지역구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설도 제기된다. 민생당 관계자는 "몇몇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생당의 이전투구로 이미지만 나빠지고 정작 득표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당에서 출마 서류를 제출하라 해 제출하긴 했지만, 민생당 이름으로 출마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했을 때의 번호(기호)를 몰라 결정을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 민생당 의원들은 기호 3번을 달고도 고전하는 반면 무소속 의원들은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탈당 및 무소속 출마의 불씨를 댕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주MBC, JTV 전주방송,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가 (주)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전북 정읍·고창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0.1%, 유성엽 민생당 후보는 29.5%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0.6%p에 달한다.
유 후보는 18대·19대 총선에서 모두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등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췄다고 평가 받았는데, 예상밖 고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같은 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강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0.8%, 이용호 무소속 후보는 40.5%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3%p로 오차범위 이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만약 호남계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한다면, 탈당 시기는 후보자 등록일인 26일·27일 혹은 그 직전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생당이 '자객공천'을 못 하도록 탈당 시점은 후보자 등록 마감 직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