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살 파고드는 고글, 두시간 후엔 코 떨어지는 고통"
입력 2020.03.17 14:30
수정 2020.03.17 14:51
"코로나19 환자 고통은 더 커...절대적 고독 견뎌야"
"사망하면 가족 얼굴 못 보고 화장하는 비극 발생"
"코로나19 감소세는 전적으로 대구 시민의식 때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코로나19 사태 와중 대구에서 보름간 의료봉사 활동을 한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마친 뒤 이틀째 자가격리 중인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방호복을 입으면 땀이 정말 폭포수처럼 쏟아진다"며 "굉장히 덥고 마스크가 살을 파고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두시간 정도 지나면 코가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참으며 일해야 한다"며 "고글은 습기가 차서 잘 안 보인다. 검체 채취를 해야 하는데 (방호복을) 닦거나 벗을 수 없어서 불편함 속에서 일해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대표는 "환자의 고통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은 다른 질병과 달리 가족이나 간병인을 만날 수 없다고 짚으면서 "환자들은 절대적 고독과 외로움에 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감염이 많다 보니 가족끼리 다른 병원으로 흩어진 경우 안부를 확인하지도 못하고, 사망하면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화장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상황이 발생하는 게 코로나 사태"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진료를 위해 방문하면 환자분들끼리 증상이 나아져나 나빠졌나 말해주고 도와주고 서로 격려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의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전적으로 대구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제, 재택근무 등 아주 고통스럽고 경제적으로 손실도 막심한데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를 충실히 해서 대구 내 확산은 물론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자체를 막았다"며 "우리나라 전체 감염자 수를 최소화하는데 대구시민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 방안에 대해선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모범적으로 생각하는 사례가 대만"이라며 "확진자 발생 시 마스크 비축 등을 마치고 중국 전역에 걸쳐 입국 금지를 내려 잘 버티고 있다. 유럽이 심각해지는데 유럽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두렵지만, 잘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