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동 앞둔 데이터 3법…보험업계 셈법 분주

가명·익명정보 활용한 新 유형 상품 등장 기대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맞춤 서비스 활성화 전망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이른바 데이터 3법이 본격 가동을 앞두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보험업계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픽사베이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이른바 데이터 3법이 본격 가동을 앞두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보험업계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데이터 3법 덕에 새로운 상품 개발과 정밀한 보험료 계산이 가능해지면서 보험사 간 고객 유치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오는 8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통틀어 일컫는 표현이다.

데이터 3법 개정 내용 중 보험사와 관련이 높은 내용은 우선 가명·익명정보의 활용 허용 범위 설정이다. 이번 법령 개정으로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보호 원칙이 완화되면서 과학적 연구나 통계 작성,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목적을 위한 가명정보 활용이 허용됐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 중 식별정보 부분을 암호화된 아이디로 대치한 정보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에서 개인식별정보 부분인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암호화해 생성되는 아이디로 대치하면 가명정보가 되는 식이다. 반면 익명정보는 이 같은 개인식별정보를 포함하지 않는 개별 신용정보다.

아울러 이번 데이터 3법 개정으로 가능해진 마이데이터 사업도 보험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마이데이터는 특정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해 정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일본의 경우 정보공개에 동의하는 정보주체의 정보를 마이데이터뱅크가 집적해 여러 회사에 제공하고, 정보공개에 동의한 이들은 현금이나 포인트 등 소정의 사례를 제공받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마이데이터뱅크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경제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가명·익명정보의 활용 허용 범위 설정으로 기관 간 데이터 결합·공개가 가능해져 신규 보험 상품 개발과 인수 심사 및 요율 개선 등이 용이해지고 관련 학술연구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 없이 정보 결합이 용이해져 결합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정보결합은 보험금 지급 데이터와 건강관련 데이터의 연계처럼 동일한 개인에 대한 두 개 이상의 정보가 합쳐지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은 이런 결합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보험을 개발하거나 요율 체계를 세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병자보험과 같이 기존에 보험이 제공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새로운 보험을 만들 수도 있고, 처방전과 사망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활용해 생명보험 인수심사를 개선한 사례와 같이 보험 인수 심사 및 요율 체계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아울러 마이데이터 사업 도입으로 새로운 보험 판매채널을 통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활성화되고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 사업 도입 시 보험사의 고객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단순히 보험 계약을 비교·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보험 계약을 가입자의 건강이나 자산 현황, 생활 습관 등과 결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여러 계약자의 정보를 더욱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게 돼 보험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입되면 다수의 보험사들이 마이데이터뱅크에 개인정보 제공을 동의한 이의 계약 정보를 확인하고 경쟁적으로 보험계약 분석 및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