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아전인수격 고용지표 해석
입력 2020.02.12 04:20
수정 2020.02.12 05:56
고용·환경·농림부 업무보고서 "고용 양·질 뚜렷히 개선"
작년 고용률 개선세에 정부 주도 '초단기 일자리' 한 몫
민간 창출 일자리로 꼽히는 3040 취업률은 큰 폭 하락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지난해 고용지표와 관련해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내놨다. 고용지표 숫자는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일자리에서 반등을 이뤘다. 고용의 양과 질 모두 뚜렷하게 개선됐다"며 "취업자 수가 당초 목표의 2배를 넘어 30만 명 이상 증가했고, 고용률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청년·여성·어르신 고용 상황도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상용직 노동자와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폭 늘었고,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 아래로 줄었다"며 "세계 경기 하강과 제조업 구조조정,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와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처럼 실제 고용시장은 개선세다. 통계청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712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0만1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용의 질적 성장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률 상승에 한 몫한 60대 이상 취업자(37만7000명)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1~17시간짜리 초단기 일자리 취업자다.
특히 '경제 허리 계층'으로 불리는 3040의 고용률은 대폭 감소했다. 30대와 40대의 감소된 취업자 수는 각각 5만3000명, 16만2000명이다. 이 계층의 일자리는 민간 주도로 창출된 게 대부분이다. 결국 정부 주도의 고용 성과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 자리에서 "사회적으로는 단시간 일자리가 질이 좋지 않은 것처럼 비치고 있는데 시간 선택적 일자리를 사회적으로 충분히 알리고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40대 고용은 4차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더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단기 대책과 긴 안목의 대책이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건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