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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 될 수록 해외 투자 동력 시들’…정부에 뿔난 프랜차이즈업계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2.06 06:00 수정 2020.02.06 04:40

규제 피해 해외로 나갔지만 국내 사업 악화로 투자여력 줄어 ‘이중고’

“정부 한식세계화 추진하면서 외식기업엔 무관심…발목이나 잡지 말길”

제42회 프랜차이즈서울이 열린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참관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42회 프랜차이즈서울이 열린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참관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갈수록 강화되는 정부 규제에 프랜차이즈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규제를 피해 해외진출을 시도하려고 해도 국내 사업이 원활하지 않아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탓이다. 국내외 안팎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정부가 해외사업 지원은 못해줄지언정 발목이나 잡지 말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부분은 치킨, 카페 등 외식업종이 많지만 최근에는 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해외진출 초기에는 한류 붐을 타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파키스탄, 두바이,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디딤의 마포갈매기는 최근 파키스탄 현지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고, 네네치킨은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인 두바이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디저트 카페 설빙은 ‘무할라브 알가님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쿠웨이트에 1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프랜차이즈기업이 늘고 있지만 상황의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진출 초기부터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 탓에 오히려 해외사업이 기업 전체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업의 경우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전년 매장 수 대비 2% 이내에서만 신규 출점이 가능하며, 동네 빵집 반경 500m 내에서는 출점이 불가하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비롯해 전국에 2만여개의 빵집이 운영 중인 만큼 신도시 등 새로운 상권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출점이 가능한 입지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존 점포의 매출을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사실상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시장은 몇 년 째 정체기를 맞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한 뉴요커가 빵을 고르고 있다. ⓒ데일리안 미국 뉴욕 맨해튼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한 뉴요커가 빵을 고르고 있다. ⓒ데일리안

이에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 미국, 동남아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베이커리업은 수출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일반 유통업에 비해 현지 물류나 생산설비 등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해외진출 시 비용부담이 크고 흑자전환까지 걸리는 기간도 더 길다.


또 대부분 직영점을 위주로 운영하다 보니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큰 편이다. 일부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손익을 맞추기 위한 매장 규모를 갖추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해외시장 안착까지는 국내에서 수익을 올려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데 강화되는 규제 탓에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한식세계화 등 정부가 정책적으로 한국 음식과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작업을 하면서도 정작 해외로 진출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에는 무관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히려 국내에서의 규제 강화로 이들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피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국내 사업도 여의치 않은 탓에 투자 여력이 확보되지 않는 등 국내외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 규제가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정부가 해외사업 지원은 못해줄지언정 해외사업 발목이나 잡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각종 비용은 증가하고, 규제는 강화되고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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