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부럽지 않은 박병호 20억, 2년 뒤 진짜 공포
입력 2020.01.21 17:35
수정 2020.01.22 09:51
20억 원 재계약, 비FA 역대 최고액 다시 경신
2년 뒤 첫 FA 자격 획득, C등급 분류 확실 시
실력이 출중한 선수에게는 연봉으로 확실하게 보답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박병호(34)에게 통 큰 선물을 안겼다.
키움은 21일, 2020시즌 연봉 계약 대상자 45명 전원과 연봉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선수는 역시나 박병호다. 지난해 33홈런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박병호는 연봉 인상 요인이 뚜렷했고, 그 결과 지난해 15억 원에서 5억 원 오른 20억 원에 계약하며 팀 내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이는 비FA 역대 최고 연봉이기도 하다.
웬만한 특급 FA 부럽지 않은 대우다.
박병호의 올 시즌 연봉보다 높은 선수는 FA 역대 최고액 기록을 보유 중인 롯데 이대호(25억 원)와 양현종(23억 원) 등 단 둘 뿐이다. 심지어 지난 4년 125억 원의 FA 대박을 친 NC 양의지와의 연봉과도 같다.
물론 이들의 계약(양현종 제외)에는 제법 큰 규모의 계약금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박병호 역시 4년으로 환산했을 때 80억 원 선수의 연평균 액수와 같아 그저 입이 떡 벌어질 뿐이다.
박병호가 KBO리그 현역 최고의 타자라는데 이견을 낼 이는 아무도 없다. 게다가 홈런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가 됐기에 최고의 연봉(비FA)자의 자격을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관심은 앞으로 2년 후다. 박병호가 대망의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2018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히어로즈로 복귀한 박병호는 지난 2년간 홈런 43개와 33개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공인구 반발계수가 떨어진 지난해, 많은 거포들이 홈런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박병호만큼은 예외였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특별한 부상 또한 없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가 FA 자격을 취득할 때까지 거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홈런왕의 FA 자격 획득은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한 심정수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당시 심정수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던 4년간 60억 원의 특급 대우를 받으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박병호도 갑작스런 기량 하락만 찾아오지 않는다면, 2021시즌이 끝난 뒤 심정수가 안겼던 충격을 다시 한 번 선사할 수도 있다.
곧 도입될 FA 등급제도 박병호를 웃게 한다. 현재 KBO는 구단별 연봉에 따라 A~C등급으로 분류하는 FA 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박병호의 몸값은 당연히 A등급에 속하지만, 그가 FA 자격을 따낼 시점에는 36세가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C등급 선수로 하향 조정이 된다.
C등급에는 만 35세 이상 신규 FA도 포함되기 때문에 박병호가 이적한다면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잠잠해진 FA 시장이 2년 뒤 박병호의 등장으로 또 한 번 거센 파고와 마주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박병호에게 에이징 커브가 없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