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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과도 통합 노력" 황교안 발언, 진심일까 '립서비스'일까

정도원 기자
입력 2020.01.16 04:00 수정 2020.01.21 15:42

유승민 "한국당, 공화당 손잡는다면 통합의사 없는 것"

혁통위도 당혹…"우리공화당과 관련된 논의 없었다"

TK민심 중도보수통합 지지…하태경 "립서비스일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지난해 7월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전진당 의원의 출판리셉션에서 엇갈려 지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지난해 7월 2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전진당 의원의 출판리셉션에서 엇갈려 지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리공화당과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 중도보수대통합의 돌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은 민심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중도보수대통합의 핵심 파트너인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공화당도 통합 대상이라는 것은) 우리의 판단이 아니라 국민의 상식적인 판단 문제"라며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데 가장 반대하는 세력과 한국당이 손을 잡는다면 통합의사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지난 13일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황 대표는 KBS에 출연해 가진 대담에서 "(우리공화당과는) 흩어진지가 3년 가까이 돼서 쉽게 모이기 어렵다"면서도 "단계적이고 전략적으로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해야 된다. 대화의 끈을 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도 중도보수대통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무심코 한 말이 정치권에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우리공화당이 참여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서는 황 대표의 해당 발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박형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못 봐서 어떤 맥락에서 (황 대표의 발언이) 나왔는지를 봐야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공화당과 관련한 논의는 혁통위에서) 없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우리공화당을 통합 대상으로 간주하게 되면, 진행 중인 중도보수대통합의 판은 그 순간 엎어진다고 보는 시각이 중론이다. 당장 유승민 의원이 그러한 통합에 합류하지 않을 것은 물론이거니와, 잠재적 핵심 통합 대상인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귀국하더라도 우리공화당까지 함께 하는 통합에 가담할 가능성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보다도 다가올 총선에서 문재인정권 심판을 바라는 중도보수층의 민심이 먼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대구·경북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28.5%가 보수 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에 반대하는 중도 세력까지 포괄하는 통합을, 14.2%가 우리공화당 등 극단 세력은 제외한 중도보수대통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대구·경북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28.5%가 보수 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에 반대하는 중도 세력까지 포괄하는 통합을, 14.2%가 우리공화당 등 극단 세력은 제외한 중도보수대통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경북 거주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0~31일 이틀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보수통합의 범위는 '문재인정권에 반대하는 중도세력까지 포괄하는 통합이어야 한다'는 이른바 '반문(반문재인)연대'가 2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구·경북 권역 응답자 중 14.2%는 '우리공화당 등 극우 성향의 세력은 제외한 통합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문연대'도 탄핵 문제는 덮어두자는 것과 동의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경북 응답자의 42.7%가 탄핵 문제에 집착하는 극단 세력을 제외하고 안철수 전 대표까지 포함하는 중도보수대통합을 선호한 셈이다.


또, 이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원하는 신당을 지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구·경북 유권자의 51.6%가 '전혀 그렇지 않다', 24.7%는 '그렇지 않은 편'이라고 답해, 76.3%가 우리공화당 등 이른바 '박근혜 신당'을 총선에서 지지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대구·경북 유권자의 36.5%가 9개나 제시된 지문을 외면하고 문재인정권 정책 중 잘한 정책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보수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는데도, 통합의 방향에 대해서는 극단 세력을 제외한 중도보수대통합 '반문연대'를 선호한 것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와 같이 나타난 대구·경북 민심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TK는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이뤄낼 수 있는 통합야당을 원하는 것이지, 일부 극단 세력의 입맛에만 맞는 주장을 남발하며 TK 속으로 파고들어 고립되려 하는 세력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라며 "한마디로 'TK 자민련'은 TK에서도 지지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TK 민심을 외면할 수 없을 황교안 대표가 과연 진심으로 우리공화당을 중도보수대통합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측이 엇갈린다.


하태경 새보수당 대표는 이날 "우리공화당은 '보수재건 3원칙'에 반대하고 있지 않느냐. 황교안 대표는 '3원칙'을 수용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대상은 통합 대상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며 "(우리공화당도 통합 대상이라는 것은) 립서비스 같다"고 일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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