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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개인용 비행체, 수소연료전지 새 수요처 될까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1.15 06:00
수정 2020.01.14 16:48

이륙중량·항속거리 측면 배터리보다 수소연료전지가 유리

현대차그룹 'FCEV 비전 2030'과도 연계

현대자동차가 CES 2020에서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수소경제’의 민간 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인용 비행체(PAV) 상용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두 기술간 연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PAV를 상용화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PAV 기반의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상용화 시기에 대해 “2028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해외 뿐 아니라 국내도 같이 할 계획으로, 한국에서는 법규나 이런 것들이 다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 정부와 얘기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법적 문제만 해결되면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발언이다.


현대차가 CES2020에서 공개한 PAV 콘셉트 ‘S-A1’은 날개 15m, 전장 10.7m의 크기로,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 탑승이 가능하다.


활주로 없이도 비행이 가능한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eVTOL) 기능을 탑재한 타입으로,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있으며 최고 290km/h의 속도로 최장 약 100km를 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이착륙 장소에서 승객이 타고 내리는 5분여 동안 재비행을 위한 고속 배터리 충전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S-A1이 상용화되기 위한 기술적 최대 관건은 배터리 기술이다. 비행체의 전체 크기에서 동력계통의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하면서 충분한 동력을 공급해줘야만 S-A1과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현재 배터리 기술로는 이런 성능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 소형차의 바퀴를 굴려 움직이는데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잘해야 400km 내외다. 그 몇 배의 덩치를 로터 8개를 돌려 공중으로 들어 올린 다음 100km를 날아가려면 천문학적인 에너지가 소요된다.


동체의 크기가 커지니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겠지만, 배터리 탑재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무게도 늘어난다. 배터리가 지금보다 훨씬 작고 가벼우면서도 고성능을 내기 전까지는 개인용 비행체 상용화는 쉽지 않은 일이다.


큰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한 만큼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재비행을 위한 고속 배터리 충전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현대차가 그동안 배터리의 소형화, 경량화, 고성능화 및 충전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해 2028년이라는 상용화 스케줄을 잡았겠지만, 이때까지 배터리 기술이 뒷받침해주지 못할 우려도 있다.


그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는 게 바로 수소연료전지다. 수소연료전지는 같은 크기와 무게로 배터리보다 더 많은 양의 전력을 더 오랜 시간 공급할 수 있다.


이착륙 장소에 충전 설비만 갖춰진다면 짧은 시간 내에 완충도 가능하다. 현대차가 UAM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비전으로 구상하고 있는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수소전기자동차 분야에서도 일반 승용차보다는 버스나 트럭과 같은 상용차 쪽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는 것도 용량 때문이다. 대형차에 소요되는 전기 용량을 배터리가 감당할 수 없으니 수소연료전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PAV에서도 마찬가지다.

2018년 12월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자동차

PAV와 수소연료전지의 결합은 현대차그룹의 수소경제 로드맵과도 일치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12월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연간 생산량을 70만기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때까지 현대차그룹이 목표한 연간 수소전기차 생산량은 50만대다. 70만대의 수소연료전지 중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수량을 제외한 나머지 20만기는 외부 판매용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위해 연료전지 기차, 연료전지 지게차, 연료전지 선박, 연료전지 발전(發電), 연료전지 드론 등 다양한 판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드론에 수소연료전지 적용이 가능하다면 드론을 대형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PAV에 불가능할 리 없다. 수소연료전지 판매사업 확대를 위해서라도 PAV에 수소연료전지 적용 사례를 실증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 내부적으로도 PAV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상무)은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PAV의 동력원은 처음에는 배터리 시스템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륙중량이나 항속거리 면에서 유리한 수소연료전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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