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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혈맹'을 다시 생각한다] 한중관계, 왜 앞서가면 안되나

이배운 기자
입력 2020.01.10 06:00 수정 2020.01.10 11:11

한미동맹 이탈론 '솔솔'…문정인 "한국 독자적 행동하자는 목소리 있어"

미중충돌 현안, 중국편만 들었던 한국…전문가 "워싱턴 친한파 사라져"

"중국은 공산당 지배 사회주의 맹주…30년 후에도 평화·자유 담보할까"

한미동맹 이탈론 '솔솔'…문정인 "한국 독자적 행동하자는 목소리 있어"
미중충돌 현안, 중국편만 들었던 한국…전문가 "워싱턴 친한파 사라져"
"중국은 공산당 지배 사회주의 맹주…30년 후에도 평화·자유 담보할까"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정부가 각종 외교·안보 현안을 두고 미국과 엇박자를 지속하면서 한미동맹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권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를 비판하면서 우리 외교의 무게추를 한중관계로 옮기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이같은 기류는 문정인 대통령 특별보좌관의 행보에서 두드러진다. 문 특보는 지난 6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대북전망 세미나에서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인데, (북미협상이)계속 진전이 없고 한반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언급된 '독자적인 행동'은 사실상 한미동맹 탈퇴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또 문 특보는 지난달 국립외교원이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주한미군 철수 상황을 가정하고, 그 대안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의 '핵우산'제공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의 핵우산을 제공받는 것은 사실상 한미 군사동맹을 포기하고 중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편입을 의미한다.

문 특보는 공개석상에서의 발언들에 대해 개인적 소신이라고 선 긋는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 특별보좌관'이며, 문 대통령의 '복심'이자 '외교·안보 개인교사'로 꼽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속내를 대변한다는 의혹과 더불어, 한미관계에 불필요한 불신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선중앙통신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는 정부의 노골적인 친중 정책으로 한미동맹이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중의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핵심 현안들에서 중국의 입장에 동조한다고 지적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 핵폐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인도태평양전략 참여여부 ▲한미연합훈련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한반도 평화협정 ▲미사일방어 ▲화웨이 제제 등을 제시했다.

이 전 대사는 "한국정부의 친중행보로 이제 워싱턴 조야에서는 친한파 인사의 씨가 말랐다"며 "한국의 동맹 이탈과 중국진영 편입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중동맹은 성립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중국은 남북 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을 돕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북중우호조약이 살아있어 심지어 북한 편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북중 양국은 '사회주의 사상'을 고리로 끈끈한 결속력을 다져왔고,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질서에 맞서는 비자유주의 세력으로서 굳건한 독재체제를 공유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방한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방한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대해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6.25 전쟁부터 우리의 안보를 지원하고 대표적인 수출국이 된데다 무상지원도 해줬다"며 "지난 몇십년간 관계를 발전시켜오며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한미동맹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하지만 중국은 20~30년 후에도 과연 한국에 간섭하지 않고 우호적인 슈퍼파워가 돼줄까 자문해야 한다"며 "중국이 한국의 평화와 안정을 담보해주고 지속적인 시장이 된다면 물론 좋은 파트너가 되겠지만, 그동안 주변 약소국들에게 대한 태도를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하는데서 나아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전략적 핵지대'로 활용해 미국에 맞서려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북한이 2013년에 은닉 가능한 우라늄 핵실험에 성공한 것을 기점으로 중국은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반면에 한국과 일본은 절대로 핵을 가지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사드배치에 과도한 반대 액션을 구사한 것은 우리의 핵군비태세를 사전에 강력하게 막으려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을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중국이 정말 북한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대북제재는 보여주기 식에 그칠 것이고, 오히려 북한을 이용해 한미일 견제에 나설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블록의 맹주이고 북한의 군사동맹국인 만큼 한국을 도와 북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리 없다"며 "그동안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대접 받은 것은 순전히 우리가 강해서가 아니라 굳건한 한미동맹이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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