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출 연기한 바른미래…'安心' 고려했나
입력 2020.01.07 19:00
수정 2020.01.07 18:50
당권파 "안철수 전 대표 다음주께 바른미래당으로 복귀"
안심과 다른 원내대표 선출 될라…아예 복귀까지 미뤄
당권파 "안철수 전 대표 다음주께 바른미래당으로 복귀"
안심과 다른 원내대표 선출 될라…아예 복귀까지 미뤄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7일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일주일 가량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거취 문제를 당분간 거론하지 않고, 젊은 미래세대의 역량을 모으기로 총의를 모았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신환 전 원내대표가 새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현재 공석 상태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새 원내대표는 궐위된 이후 7일 내로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일주일 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임재훈·채이배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사실과 함께 "안철수 전 대표가 다음주 쯤 복귀할 것 같다. 안 전 대표의 당적이 바른미래당이니 복귀한다면 당연히 바른미래당으로 올 것"이라고 밝혔다.
당권파의 원내대표 선출 연기는 이른바 '안심'(安心, 안 전 대표의 의중)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오신환 전 원내대표에게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김성식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거론되지만, 손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지 않는 상황에서 안심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원내대표를 선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재훈 의원은 "정치적·정무적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철수계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보수당 의원들이 탈당했는데 여기에 원내대표까지 선출하면 또 (계파 간) 경쟁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며 "안 전 대표가 복귀하는데 그래도 환영하는 분위기가 좋겠다는 생각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의 주장처럼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복귀하더라도 문제는 그 이후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을 안 전 대표 중심으로 끌고 가길 바라는 분위기지만,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은 제3지대 구축에 서두르길 바라는 눈치다. 제3지대 구축에는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무소속 세력들도 포함된다.
호남계 박주선 의원은 이날 회동 모두발언에서 "손학규 대표가 제3지대 빅텐트를 선언했지만 진척은 안 되고 당은 전쟁의 폐허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며 "유권자들은 왜 빨리 통합이 안 되냐, 선택지를 넓히는 일을 빨리하라는 절박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도 "민주당과 한국당을 견제하고 정치를 주도할 중도통합 제3정당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정치도 실패하고 국민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제3지대 통합과 관련해 "사람이 한번 속지, 두번 속느냐"며 거리를 두고 있다.
같은당 최경환 의원도 "호남 쪽 여론은 안 전 대표에 대해 아주 부정적"이라며 "실망감도 있고, 파괴력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