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원님들 불편할 거 알지만"…초선 김현아 "화가 난다"
입력 2020.01.07 12:16
수정 2020.01.07 12:51
여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삼권분립 훼손·부실한 자료제출 도마 위에
여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삼권분립 훼손·부실한 자료제출 도마 위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6선 국회의장 출신의 내각 진출은 삼권분립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세균 후보자는 "우리 의원님들이 불편하고 전직 의장들도 달갑지 않을 것을 알아 주저했다"고 털어놨지만,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차기 대선후보 1위를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정치복귀하기 위해 전임 국회의장을 대타로 삼는 것"이라며 "그래서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7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는 "저는 삼권분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삼권분립은 '기능의 분리'가 맞지, 입법부에 속한 사람은 행정부·사법부를 못 가고 사법부에 있는 사람은 입법부·행정부에 못 간다는 '인적 분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국회의장을 했기 때문에 청문회를 하는 경우 국회 구성원들이 불편할 수 있고, 전직 의장들도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사실 한차례 고사하지 않았느냐"면서도 "민생이 힘들고 국가적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제가 쌓은 경험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격식을 따지기보다 일을 맡아 성과를 내는 게 도리가 아니겠냐는 생각으로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당 첫 질의자로 나선 김현아 의원은 "저는 일개 초선 비례 의원이지만 너무 불쾌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선 지지도 여론조사 1위를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정치복귀하기 위해 전임 국회의장을 대타로 삼고 있는 것"이라며 "의장님은 화가 안나시냐. 그간 (현 정권이) 야당을 무시하더니 국회의 위상도 이렇게 무시해도 되나 싶다"고 쓴소리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올해 총선이 예정돼 있다는 점과 관련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총선이 치러지는 해에 특정 정당에 당적을 가진 분이 국무위원으로 보임되거나 새로 임명되는 것은 공정성·중립성에 위배된다"며 "금년 총선에서 선거 사무를 총괄하는 행정자치부(진영) 장관, 선거 범죄와 관련해 총괄적 업무를 다루는 법무부(추미애) 장관, 국정을 총괄하는 2인자 자리인 국무총리(정세균) 후보자 등이 나오는 것에 큰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는 자료 제출 문제로 청문회가 시작된 후 1시간가량 을 허비했다.
김상훈 의원은 "역대 총리 후보들도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피했지만, 후보자는 국회가 요구한 자료 가운데 절반 정도밖에 제출되지 않았다. 역대 청문회 중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질타했다.
나경원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에 따르면, 정세균 후보자의 자료 제출 비율은 60.7%였다. 이낙연 후보자 85.8%, 황교안 후보자 78.7%, 이완구 후보자 53.9%, 정홍원 후보자 65.7% 등과 비교할 때 낮은 축에 속한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저는 정량적으로 자료 제출이 부실한 축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아시다시피 제가 지명받고 아주 짧은 기간동안 준비해서 아직도 자료를 취합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제가 굳이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저는 제대로 검증받고 싶은 생각이고, 최선을 다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