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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에 '역할' 당부한 文대통령…北의 '레드라인' 막아설까

데일리안 청두(중국) = 이충재 기자
입력 2019.12.24 02:00 수정 2019.12.24 05:19

한중회담서 "비핵화에 중요한 역할" 거론하며 '北우회설득'

文 "대화중단 결코 이롭지 않다"…習 "북미대화 힘 모아야"

한중회담서 "비핵화에 중요한 역할" 거론하며 '北우회설득'
文 "대화중단 결코 이롭지 않다"…習 "북미대화 힘 모아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 앉은 테이블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메인 메뉴로 올렸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한중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의 시한을 연말로 제시하고, '크리스마스 선물', '새로운 길'을 거론하며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무력도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한중 정상이 한목소리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연말 행보에도 기류 변화가 조성될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북한의 '뒷배'를 자처할 만큼 강력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을 향해 무력도발을 막고 북미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달라는 우회 요청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국의 입장은 문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되었고 통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에 일관된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푼수 없는 처사는 망신만 자초하기 마련'이란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이 또 다시 조미(북미) 사이의 중재자로 나서보려고 주제넘게 설쳐대고 있다"며 "그야말로 세인의 조소를 자아내는 푼수매련 없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문 대통령의 '중재자 행보'를 비난했다.

'사드' 언급하진 않았지만...文 "유구한 역사‧문화" 習 "우린 파트너"

이날 정상회담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불거진 한중갈등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다. 양국은 2017년 "모든 교류 협력을 정상 궤도로 조속히 회복한다"는 내용의 공동 발표를 통해 사드 갈등을 일단 '봉합'했지만, 이후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민감한 문제'라고 표현하는 등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날 양국 정상이 직접적으로 사드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한중 교류‧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고, 시 주석도 이에 화답하며 한중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시 주석은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문 대통령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높은 수준에 오르도록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중 양국이 손을 잡으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이것은 나의 진심어린 말이다"며 양국관계의 심화‧발전을 역설했다.

'중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도 논의…미세먼지 긴밀히 협력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양국 정상 간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도 구체적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정부도 결의안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다양한 국제적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시 주석의 설명에 '잘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세먼지' 문제를 비롯한 환경협력과 관련 "양 정상은 '환경 문제는 양국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데 뜻을 같이 하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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