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응원·상’ 받은 유상철, 시상식 또 다른 주인공
입력 2019.12.03 00:02
수정 2019.12.04 07:35
K리그 시상식서 쾌유 기원 릴레이
베스트포토상 수상하며 감동 선사
병마와 싸우고 있는 유상철 감독이 K리그 시상식에서 잊지 못할 선물을 받으며 또 다른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유상철 감독은 2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고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유상철 감독은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밝은 표정으로 팬들과 취재진 앞에 섰다.
유 감독은 지난달 19일 구단을 통해 자신의 췌장암 4기 진단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계속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벤치를 지켰고, 인천을 잔류시키겠다는 약속을 지켜내면서 한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특히 이날 올 시즌 K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의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눠 눈길을 모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인천이 잔류할 줄 알고 있었다”며 “유 감독이 팬들과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감독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도 공감을 이끌어냈다.
모라이스 감독은 “축구 감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나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잔류했으니 건강을 찾겠다는 약속도 꼭 지켜야한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본 시상식에서도 유상철 감독에 대한 응원은 계속됐다.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울산 현대 사장 시절 유상철 선수랑 2005년에 함께 한 기억이 있다. 유상철 선수가 어려운 가운데 있지만 치료 잘 받고 향후 울산 현대 감독으로 보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후 진행된 시상식서 유상철 감독은 ‘베스트포토상’이라는 의미 있는 상을 받으며 가장 먼저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24일 K리그1 37라운드 인천과 상주의 경기서 유상철 감독과 인천 코칭스태프들이 얼싸안고 기뻐하는 장면이 베스트포토상을 안겼다.
수상을 위해 유 감독이 단상에 오르자 현장에서는 “유상철, 유상철”을 연호하는 팬들의 외침이 한동안 울려 퍼지기도 했다.
단상에 선 유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감사하다. 올 한해 K리그는 정말 시나리오가 너무 근사하고 멋졌다.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K리그가 흥행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빨리 쾌유해서 좋은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팬들 앞에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한꺼번에 받은 유상철 감독은 이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일만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