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신한금투 사장 초대형IB 무대로···GIB 포텐 터질까
입력 2019.11.08 06:00
수정 2019.11.08 06:29
초대형IB 출격 준비 완료…그룹 협업 ‘GIB’서 성장잠재력 돋보여
김 사장 직접 진행하는 ‘RM 데이’ 효과…“기업 재무·니즈 분석”
초대형IB 출격 준비 완료…그룹 협업 ‘GIB’서 성장잠재력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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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가 이달 중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에 나서면서 초대형IB 간 무한경쟁에 합류한다. 국내 여섯 번째 초대형 IB 지정을 앞두고 그간 공들여온 IB 사업 성장성에도 탄력이 붙었다. 특히 그룹 계열사와 협업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GIB) 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초대형IB 무대로 올라설 경우, 그룹 협업모델인 GIB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14일 3분기 실적 공시를 마치면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신한금투는 지난 7월 신한금융지주로부터 6600억원의 증자금을 받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다. 신한금투가 초대형 IB 인가를 받을 경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4번째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쳐 주문한 해외 IB 사업에서 큰 중심축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회장은 그룹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신한금투를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Hub)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이를 위해 내놓은 그룹 사업 강화방안에는 그룹&글로벌 투자은행(GIB) 부문이 있다. GIB는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은행, 금융투자, 생명보험, 캐피탈 등이 한 데 모여 시너지를 내기 위해 구성된 매트릭스 조직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GIB 순이익은 50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1% 증가했다. GIB 순이익은 지난 6월 기준 회사 전체 순이익의 35%를 차지한다. 신한금투가 초대형IB로 지정돼 사업에 본격 나설 경우 그룹 GIB의 한 축을 담당해온 데 이어 더욱 높은 기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한금투는 이미 GIB 출범과 함께 동남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강화했다. 그 결과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신한베트남은행·신한카드 등과 협업해 굵직한 기업금융 딜을 성사시켰다.
신한금투는 올해 1월 베트남 다낭의 호텔에 투자하는 5500만 달러(약 615억원) 규모 딜을 완료했다. 베트남 다낭 ‘포포인츠바이쉐라톤(Four Points by Sheraton)’ 호텔을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고 이를 유동화해 그에 따른 이자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조다. 이어 9월에는 베트남 VP뱅크 100% 자회사인 VP뱅크파이낸스(VPBF)의 2500만 달러(약 3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전단채(ABSTB) 발행 주관을 마쳤다. VP뱅크는 베트남 비국영 은행업계서 자산 및 수익성 기준 5위 금융사다.
올해 베트남에서의 활약은 그동안 쌓인 사업 노하우를 통해 발현됐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5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 전력장비 1위 그룹 ‘젤렉스(GELEX)’에 총 4000억동(약 19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11월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동남아 1위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업체 안 팟 플라스틱(An Phat Plastic)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주관했다. 발행규모 총 4000억동이다.
동남아시아 각국에서의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투는 지난 8월 공동대표 주관사인 도이체방크 싱가포르와 함께 싱가포르 현지기업 LOLC사에 대한 인수금융으로 5000만 달러 (약 602억원) 선순위 대출을 주선했다. 금융지주회사인 LOLC는 동남아시아에서 소비자금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시장점유율 1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프라삭(PRASAC)과 LOLC 캄보디아, 스리랑카 1위 업체인 LOLC파이낸스, 미얀마 3위 업체 LOLC 미얀마 등을 자회사 및 관계회사로 두고 있다.
앞서 5월에는 인도네시아 기업의 9000만 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김치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현지기업이 한국에서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것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신한금투는 지난해에도 발행을 주관했다. 올해 김치본드 발행은 대표주관사인 신한금투와 함께 키움증권과 KB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올해 하반기 국내 회사채 시장에선 KT와 포스코 등 ‘빅딜’ 대표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는 지난달 진행된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2조6200억원의 주문을 확보, 발행 규모를 1조원으로 대폭 늘렸다. KT도 지난달 모집액 대비 약 5배 많은 뭉칫돈을 몰리며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두 배(6000억원) 늘렸다. 이는 하반기 신한금투의 회사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한금투는 올해 초 김병철 사장을 맞이한 이후 IB 강화를 위한 전격적인 내부 수리에 나섰다. 앞서 김 사장은 신속한 사업 전개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GIB 부문 영업조직을 기존 3개 본부에서 커버리지, 대체투자, 기업금융, 구조화금융, 투자금융본부 등 5개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또 IB업무 지원을 돕는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하고 심사 2부를 개설해 대체투자·부동산·글로벌IB 딜의 증가에 대응했다.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7월 이후 IB 전문인력을 연이어 영입하면서 초대형IB 출격의 신호탄을 쐈다. 먼저 메리츠종금증권 심사부장 출신인 우경원 심사부장이 합류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로펌 김앤장 출신이자 인수·합병(M&A) 자문 전문가인 김현수 IB솔루션팀장이 합류했다. 삼성증권 캐피털마켓팀장 출신 권용현 이사도 대기업금융2부에 영입됐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김병철 사장이 직접 진행하는 ‘RM(Relationship Manager) 데이’도 IB 사업 전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RM 데이는 개별 기업 RM이 담당 기업의 재무 상황을 꼼꼼히 분석하고 니즈를 파악해, 신한금투가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상품·기업금융 서비스)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GIB 부문 향후 전략에 대해선 “신한금융그룹 ‘원 신한(One Shinhan)’ 시너지를 바탕으로 국내외 IB 시장에서 우량기업에 대한 커버리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IB 시장에서부터 대체투자 등 새로운 IB 부문까지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