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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리츠 하반기 총출격,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 바뀐다

백서원 기자
입력 2019.10.07 06:00 수정 2019.10.07 06:08

리츠시대 본격화…“아파트 사던 개인들, 빌딩 넘어 SOC 리츠로”

롯데리츠 주가 트라우마 극복 과제…“수익 높은 만큼 리스크 검토”

리츠시대 본격화…“아파트 사던 개인들, 빌딩 넘어 SOC 리츠로”
롯데리츠 주가 트라우마 극복 과제…“수익 높은 만큼 리스크 검토”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롯데리츠 공모주&2020년 부동산 시장 투자설명회'에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강연하는 모습.ⓒ하나금융투자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롯데리츠 공모주&2020년 부동산 시장 투자설명회'에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강연하는 모습.ⓒ하나금융투자

주택 위주의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개인투자자들은 그간 아파트-오피스텔-상가주택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부동산 투자 라인을 밟아왔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 속에 정부의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 활성화 지원까지 더해져 추구하는 상품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롯데리츠와 이지스자산운용의 리츠 2개, NH리츠 등이 상장 예정인 가운데 공모리츠 상장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금리를 인하하면서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이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파격적인 세제 혜택도 상장리츠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 그동안 리츠 시장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 일부 투자자가 소수로 참여하는 사모 형태로 운영돼 왔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최근 공모 리츠·펀드 투자자에게 5000만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세율을 현행 14%에서 9%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공모 리츠·펀드나 이들이 100% 투자하는 사모 리츠·펀드에 대한 취득세 감면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리츠의 큰 장점으로 현금 흐름 취득 과정을 들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리츠는 부동산 직접 투자와 비교해 보유세 등에서 유리하다”며 “저성장시대에 보유세가 성장률보다 높아지면 보유 매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쉽게 사고 팔 수 있어 유동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부동산 직접 투자와 리츠는 레버리지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저금리 기조로 차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하는 시대는 아니다. 수익형 자산을 확대해야 하는 시기로 본다면 이러한 단점은 상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버리지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장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개인의 부동산 직접투자는 아파트-오피스텔, 더 크게는 상가주택·호화빌딩이라는 전형적인 라인으로 이어졌다. 채 연구원은 “리츠는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형태의 건물을 넘어 사회간접자본(SOC)을 예로 들 수도 있다”면서 “국토부는 리츠 산업 활성화와 관련해 SOC도 리츠로 할 수 있게 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만약 삼성역 공모리츠가 나와 투자자들이 청약을 하게 되면 곧 삼성역 주주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국내 최대 상장 리츠인 롯데리츠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묶은 롯데리츠는 다음 달 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NH농협리츠운용도 국내 첫 재간접형 공모리츠 상장에 나선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연내 리츠 상장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고전 중인 가운데 유통업 부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롯데리츠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올해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홈플러스리츠의 상장 불발도 남은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대하 하나금융투자 자본시장본부 기업금융실 상무는 “주식투자자 분들 중 롯데쇼핑에 대해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분들이 계시다”며 “롯데쇼핑이 40만원에 상장을 했는데 현재 10만원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롯데 투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롯데리츠는 높은 신용등급과 롯데쇼핑의 리테일 운영능력으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상장 시점의 배당수익률이 높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서 상무는 “롯데에서는 롯데리츠의 수익률을 6.5~6.6%로 제시했고 이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익률로 판단된다”며 “롯데리츠는 리츠업계 내 최초로 신용등급(AA-, 안정적)을 획득했는데 이처럼 좋은 신용도를 가진 상태에서 금리가 내려간다는 것은 리츠의 배당성향을 그만큼 좋게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서 상무는 “‘수익이 있는 곳엔 리스크가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면서 “회사에서 제기한 수익률이 6.5%로, 그 정도의 수익률에 해당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투자자 입장에선 충분히 생각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에서 제시한 사업·배당계획이 있지만 이는 정기예금처럼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서 이 부분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부동산 투자의 사업성이 정부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향후 롯데쇼핑이 보유한 자산이 속해있는 지역에 정부 규제가 이뤄지고 풀리는 것에 따라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락하는 요인이 된다는 의미다.

서 상무는 또 “롯데리츠의 주식 50%를 롯데쇼핑이 보유한 상황에서 사측이 주가가 높을 때 이걸 팔고 비중을 줄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 일단 이 지분은 내년 5월 30일까지 보호예수가 돼 있는 상태고 내부에서 지분을 급격히 줄인다는 의사결정이나 논의는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공모 이후 꾸준히 자산을 취득하면서 성장을 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투자포인트다. 서 상무는 필요에 따라서 롯데가 리츠자산에 하이마트 자산도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주가 예상 흐름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 주가 움직임이 좋았기 때문에 롯데리츠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장하자마자 우상향으로 갈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 역시 특정 시점까지 가면 배당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 약간의 조정은 있을 수 있다. 그때부터 시장의 상황에 따라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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