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친환경에 실적도 쏠쏠…일석이조 그린본드에 투자자들 '화답'

부광우 기자
입력 2019.10.05 06:00
수정 2019.10.05 05:41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 발행액 666억달러 '사상 최대'

수익률까지 승승장구…"새 도약 위한 시스템 마련해야"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 발행액 666억달러 '사상 최대'
수익률까지 승승장구…"새 도약 위한 시스템 마련해야"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채권인 그린본드 발행이 올해 들어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채권인 그린본드 발행이 올해 들어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실적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그린본드가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주류 시장으로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5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 총액은 66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이래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에 무디스는 올해 전체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액이 250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167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그린본드의 인기는 이른바 ESG 투자 원칙을 선호하는 기관투자자들이 급속히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약자로, ESG 투자란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탄소배출량 등 환경 보호, 반(反)윤리 기업 투자 배제 등 사회적 책임, 의사 결정 체계 등 지배구조와 같은 비(非)재무 성과도 함께 고려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그 동안 그린본드는 지속가능 성장 모델과 관련해 일종의 틈새 시장 금융 상품 정도로 인식되는 성향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통적인 투자 방식을 고수해 왔던 기관투자자들조차 포트폴리오구성에 ESG 투자 원칙 반영을 확대하면서, 그린본드가 주류 시장 금융 상품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이들도 금융사와 공익 기업 위주에서 비금융사, 정부와 정부기관, 산업개발은행, 지방 정부 등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린본드 발행자 입장에서는 ESG 투자 원칙을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비교적 유리한 차입 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는 만큼 그린본드를 선호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ESG 투자를 준수하는 펀드들이 사회적 의미를 넘어 실리적인 성과 측면에서도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서 더욱 매력을 높이고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펀드평가회사인 모닝스타가 유럽 지역 펀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ESG 투자 원칙 준수 펀드들 중에서 올해 상반기 중 34% 이상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까지 포함할 경우 수익률 상위 비중이 63%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그린본드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그린워싱을 차단함과 동시에 그린본드 시장의 유동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ESG 투자 원칙 준수에 대한 공통 평가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린워싱은 더러운 부분을 흰색 페인트로 덧칠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합성어로, 회사나 정부 등이 겉으로는 친환경 정책이나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환경을 파괴하고 있거나 당초 홍보하고 있는 정책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위장 행위를 지칭한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그린본드가 틈새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가 비재무 성과는 물론 재무 성과에서도 차입비용과 수익률 면에서 상호 유리한 구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