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외’ 나무랄 데 없던 류현진 커리어하이
입력 2019.09.29 09:50
수정 2019.09.29 09:50
샌프란시스코와의 최종전서 7이닝 무실점
8월 부진 제외하면 특급 투수 행보 이어가
LA 다저스 류현진이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거머쥐며 메이저리그 진출 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경기서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시즌 14승째를 신고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이로써 시즌 평균자책점은 2.41에서 2.32까지 떨어졌고 규정 이닝을 돌파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중 가장 낮은 기록으로 남게 됐다. 2위인 제이콥 디그롬(2.43)과는 0.10 차이다.
역사적인 한 시즌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29일 애리조나와의 개막전부터 시즌 첫 승을 챙긴 류현진은 순항의 닻을 올렸다. 3~4월 3승 1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출발한 류현진은 5월 들어 괴물의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5월 한 달간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이달의 투수상을 거머쥐었고 이때부터 조심스레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6월에는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1승 추가에 그쳤으나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특급 투수로서의 행보가 계속됐고 특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면서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제로 8월 10일 애리조나전(7이닝 무실점)을 마쳤을 때의 평균자책점은 1.45였고 이는 현대 야구가 시작된 1969년 이후 밥 깁슨(1.12)에 이은 역대 2위 성적이라 미국 전체에서 주목하는 투수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류현진에게는 악몽의 8월이 기다리고 있었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힌 듯 구위가 무뎌졌고 여기에 제구마저 말썽을 일으키며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4경기 연속 부진에 빠져들고 말았다.
1.45였던 평균자책점은 애틀랜타전(5.2이닝 4실점)에서 1.64로 치솟았고 양키전(4.1이닝 7실점)이 끝나고는 2.00, 그리고 애리조나, 콜로라도전을 거치며 2.45까지 껑충 뛰었다.
누적 성적에서도 크게 손해를 본 류현진은 자연스레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에 멀어졌다. 그 사이 지난해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이 특급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두 선수의 위상 또한 역전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은 9월 들어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평균자책점도 2.45에서 2.32까지 떨어졌고 동양인 첫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치게 됐다.
이제 류현진은 컨디션을 점검한 뒤 10월 초부터 열리는 디비전시리즈에 나선다. 2선발로 내정된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할 절호의 기회와 직면해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균자책점 1위에 걸맞은 투구를 펼쳐야 한다. 커리어 하이 시즌의 종지부가 어떻게 찍힐지 다가올 가을 야구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