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높이, 북한·스리랑카 떨게 할 무기
입력 2019.09.11 16:39
수정 2019.09.12 09:48
투르크메니스탄 상대 교체 투입돼 높이서 위력
내달 열리는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 기대
벤투호에서 첫 출전 기회를 잡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상하이 선화)이 짧은 시간 동안 존재감을 과시하며 내달 있을 A매치 2연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 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이날 한국은 전반 12분 나상호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며 대량 득점을 기대케 했지만 후반 중반까지 답답한 흐름 속에 불안한 1-0 리드를 가져갔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후반 36분 이날 공격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황의조를 빼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벤투호에서 김신욱의 첫 출장이다.
교체 투입돼 약 10여 분 동안 그라운드를 밟은 김신욱은 득점은 없었지만 장기인 높이를 활용해 존재감을 떨쳤다.
진가가 발휘된 것은 경기 종료가 임박한 추가 시간에 접어들면서였다. 후반 47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넘어왔고, 김신욱이 제공권을 활용해 슈팅까지 가져가봤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계속된 한국의 공격에서 이용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린 것이 다시 김신욱 쪽으로 향했다. 상대 골키퍼와 경합 상황에서 김신욱은 높이 점프를 뛰어봤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결국 김신욱은 본의 아니게 공과 함께 골키퍼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당연히 반칙이 선언됐고, 김신욱은 다소 멋쩍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한 장면만으로도 그는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로 강력한 피지컬 능력을 과시하며 벤투 감독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김신욱의 가공할 만한 높이는 내달 있을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더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차 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린 대표팀은 내달 10일 스리랑카와 홈 2차전에 이어 15일에는 평양 원정길에 올라 북한과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스리랑카와 북한은 유럽팀 특유의 힘과 큰 체격을 갖춘 투르크메니스탄에 비하면 신체 조건이 다소 취약하다. 이들 수비진에 196cm 김신욱의 존재감은 공포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김신욱의 키와 높이를 활용해 적극 공략에 나선다면 수월하게 상대의 골문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김신욱은 그간 투입 시 대표팀 공격 전개가 롱볼 위주로 단조로워지는 악순환을 초래하며 계륵과도 같은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번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아시아권팀들을 상대로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