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류현진, 영점 안 잡히는 90마일 직구
입력 2019.09.05 15:28
수정 2019.09.06 08:03
콜로라도전 4.1이닝 6피안타 3실점 조기 강판
4회 이후 90마일대 직구, 스트라이크존 외면
LA 다저스 류현진이 뚜렷한 체력 저하 현상을 드러내며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6피안타 3실점한 뒤 조기 강판됐다.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기까지 아웃카운트 단 2개가 모자랐으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투수 교체를 지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국내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5회까지 맡기길 바랐으면 했으나, 이미 한계 조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난 이후였다.
먼저 류현진은 4.2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던 지난 애리조나전부터 주 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로 사용되는데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던 전반기에는 이 구질의 효과가 대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떨어지는 각이 밋밋해졌고, 급기야 상대 타자들에게 체인지업을 던질 때의 투구 폼을 들킨 것 아닌가란 의심이 들 정도로 공략당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 저하다. 류현진은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난 4회부터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결과로도 나오고 있다.
그는 1~3회에는 무난하게 이닝을 적립하지만, 4회 이후부터 집중타를 얻어맞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고비인 5회에는 3경기 연속 실점 중이다.
구속 자체는 90마일 초반대를 꾸준히 형성하며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4회 이후 류현진의 90마일 직구는 간신히 구속만 유지하는 형편이며 제구가 아예 되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이번 콜로라도전에서 4회 이후 류현진이 던진 90마일 이상의 공은 총 15개(포심 10개, 투심 10개)였다.
심각한 점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공이 고작 2개뿐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빠른 공의 대부분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볼로 판정됐다. 이는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며 자연스레 체력 저하 현상을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시즌 막판이라 체력적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등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이며,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평균자책점 부문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차라리 등판을 거르고 푹 쉬는 게 포스트시즌 대비 등 팀과 선수에게 더 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