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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베트남 대출 4조 돌파…리테일 영업 '사활'

부광우 기자
입력 2019.09.03 06:00
수정 2019.09.02 17:09

현지 보유 대출채권 4조968억…상반기에만 5000억 늘어

기업 넘어 개인 대출도 활성화…年 1000억 순익 재도전

현지 보유 대출채권 4조968억…상반기에만 5000억 늘어
기업 넘어 개인 대출도 활성화…年 1000억 순익 재도전


신한은행 베트남 대출채권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신한은행의 베트남 시장 대출이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에 주를 이루던 기업 대신 개인들을 상대로 한 소매 영업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연간 순이익 1000억원 달성을 위한 재도전에 나선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으로서는 이 같은 리테일 부문의 성과가 목표 달성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한은행이 베트남에 보유한 대출채권은 총 4조968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5975억원)보다 13.9%(4993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 보면 소매 영업이 전반적인 대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1조2125억원으로 같은 기간(1조313억원) 대비 17.6%(1812억원)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3450억원에서 4317억원으로 25.1%(867억원) 급증했다.

가장 파이가 큰 기업 대출의 증가세는 이에 다소 못 미쳤다. 신한은행이 베트남 시장에서 확보한 기업 대출은 1조8465억원에서 1조9765억원으로 7.0%(13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소기업 대출은 9107억원에서 1조310억원으로 13.2%(1203억원) 확대됐지만, 대기업 대출이 8355억원에서 8248억원으로 1.3%(107억원) 축소된 영향이다.

이처럼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한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의 성장은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외 대기업을 넘어 개인 고객들에게도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하는 모습은 그 만큼 현지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어서다.

이렇게 베트남 신한은행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90년대부터 이뤄진 장기적 계획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993년에 한국계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에 대표 사무소를 설치하고 현지화에 힘써왔다.

그리고 2017년 말 호주계 은행인 ANZ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시점은 베트남 신한은행에게 있어 변곡점이 됐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30여개의 지점을 갖추며 현지에 나가 있는 외국계 은행들 중 최다 영업 채널을 보유하게 됐다. 베트남 금융사 최초로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P&A 방식으로 이뤄진 통합이란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올해 들어 실적이 다소 주춤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의 올해 상반기 순손익은 568억원으로 전년 동기(586억원) 대비 3.1%(18억) 줄었다. 반면 영업수익이 같은 기간 1399억원에서 1712억원으로 22.4%(313억)나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더 떨어진 셈이다.

베트남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들의 여러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들을 통틀어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지난해 순익이 950억원으로 전년(465억원) 대비 104.3%(485억원) 급증하며 해외에 있는 은행들의 법인들 가운데 최대 실적을 거둔 까닭이다.

우리나라 은행의 해외 법인이 처음으로 연간 순익 1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는 점은 상징적인 신호로 읽힌다. 금융권에서 베트남 신한은행의 올해 실적에 꾸준한 관심을 쏟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이 수십년 간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진출에 애를 먹어 왔다는 점에서 신한은행이 최근 베트남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는 의미가 크다"며 "해외 영업의 최대 과제인 현지화와 그에 따른 리테일 영업의 확대를 얼마나 더 이끌 수 있을지가 지속 성장 여부를 판가름할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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