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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놓고 여당 의원·靑비서실장 '황당 문답' 눈쌀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8.06 14:42
수정 2019.08.06 15:02

"文정권 들어 한반도 안보 안정됐다" 주장하려다

北핵실험·ICBM 도발 횟수, 틀린 내용 주고받아

이양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국회 우롱"

"文정권 들어 한반도 안보 안정됐다" 주장하려다
北핵실험·ICBM 도발 횟수, 틀린 내용 주고받아
이양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국회 우롱"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가운데, 김상조 정책실장이 답변하는 노 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집권여당 국회의원과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재인정권 출범 이래의 북한 핵실험 횟수를 놓고 잘못된 문답을 주고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은 정권 출범 이후 안보 여건 개선을 주장하려다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청와대 비서실장은 안보의 최대 위협인 북핵과 관련해 기초적인 데이터마저 모른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상대로 "문재인정부 들어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느냐"며 "문재인정부 들어서 북한의 핵실험이 몇 차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노 실장은 갑자기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핵실험을 말하는 것이냐. 두 번인가 했나"라고 답했다.

그러자 표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안정을 찾으라"며 "한 번도 없었지 않았느냐. 하도 (핵실험이) 없었으니까 그런 (당황한) 것 같다"고 다독였다. 노 실장도 "미사일 실험과 헷갈렸다"고 겸연쩍어했다.

하지만 표 의원과 노 실장의 이 문답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 북한은 문재인정권이 출범한지 4개월 뒤인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자행했다. 생중계되는 국회 운영위에서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 여당 의원과 청와대 비서실장의 문답을 통해 나간 셈이다.

표 의원은 이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도 한 차례도 없었다"며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는 탄도미사일설도 있고 방사포설도 있지만,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박근혜·이명박정부에 비해 많이 안정화됐고 평화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 다른 질의였다. 북한은 문재인정권 출범 이후인 2017년 7월 4일과 29일,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직접 핵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급 ICBM '화성-14' 발사 도발을 자행한데 이어, 11월 29일에는 워싱턴DC마저 사정권에 넣는 사거리 1만3000㎞급 ICBM '화성-15'를 발사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정정으로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노 실장은 "(문재인정권 출범 이후) ICBM은 세 번 발사했고, 핵실험도 한 차례 있었다"고 정정했다.

이에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뭐 (핵실험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태도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며 "주변에 (청와대) 참모들도 있는데, (실장이) 잘못 답변하면 바로 시정을 해야할 것이 아니냐"고 공박했다.

이 의원은 "당연히 알아야 할 분들은 모르고 담당 실무자들은 비서실장이 잘못 대답하고 있는데도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으니, 이게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이 정도도 준비하지 않고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느냐"고 질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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