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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LG…대기업에 부는 '상시공채' 바람

김희정 기자
입력 2019.07.26 06:00
수정 2019.07.26 05:59

산업 정체기, 원하는 인재 적시채용 효과적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 갖춘 인재 매력적

산업 정체기, 원하는 인재 적시채용 효과적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 갖춘 인재 매력적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서린동 SK사옥, 여의도 트윈타워 LG 사옥 전경 ⓒ데일리안·SK·LG

올해 초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에 대규모 정기공채가 사라지고 상시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인재를 획일적으로 채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원하는 분야의 인재를 필요 시점에 유연하게 뽑을 수 있어 현 산업계 상황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 SK그룹, LG그룹, 신세계그룹, 두산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정기공채를 상시공채나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날 현대차의 인공지능(AI) 전담 연구조직인 ‘에어랩’은 AI 분야를 세분화 해 각각 직무 특성에 맞는 경력직 상시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회사가 원하는 특정 우수 인재를 확보해 인공지능 분야의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10대 그룹 최초로 정기공채를 폐지한 바 있다.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적시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연중 상시공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AI분야와 함께 연구개발(R&D), 플랜트기술, S‧W, 전략지원 등의 분야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 상시채용을 한다.

SK그룹도 상시채용 트렌드에 동참한다. SK그룹은 내년부터 공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상시‧수시채용 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 상시채용을 하는 방향성은 정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채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수렴 후 수펙스추구협의회 차원에서 논의한 뒤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LG생활건강, LG화학, LG상사, 에스앤아이 등 각 계열사에서 상시채용을 진행하며, 신세계 그룹은 연 1회 공채를 진행하고, 그 외 상당 부분은 상시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한다. 두산그룹도 마찬가지다. 두산 디지털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각 계열사에서 상시채용으로 인재를 확보한다.

이 같은 대기업의 채용방식 변화는 고도 성장기를 지나고 성장 정체기에 직면한 현 국내 산업계 현실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산업 성장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가 많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이제는 기업입장에서 특정한 분야에서 준비를 갖춘 인재가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규모 신 인력을 동시에 채용하는 문화는 한국에만 있다”며 “현 상시채용 트렌드나 경력직 채용 확대 등은 어떻게 보면 채용방식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원하는 부서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는다는 개념이 정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정기공채 폐지에 따른 신규 대졸 취업자의 취업 우려에 대해서는 “취준생 입장에서 이제는 특정 분야에 경력을 갖출 수 있도록 더 세밀하게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며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서 경력을 갖추고 원하는 기업의 인재상에 맞도록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요즘은 졸업하는 시기도 다양해졌고, 평생직장 개념이 아니라 입사‧퇴사 시기도 제각각”이라면서 “수시채용은 다양성을 충족하는 차원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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