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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최악 죄질 대인배 행세, 세 번 당한 피해자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입력 2019.07.17 08:30 수정 2019.07.17 08:21

<하재근의 이슈분석> 피해여성들 불안 극에 달해…누가 어떻게 보상하나

<하재근의 이슈분석> 피해여성들 불안 극에 달해…누가 어떻게 보상하나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강지환이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며 사죄했다. 제기된 혐의가 사실이라면 정말 놀랍다. 갑을관계에 있는, 절대을 20대 여성들을 상대로 절대갑인 스타가 범행을 한 것이다. 한 명에게 범행을 시도하다 저항하자 바로 그 자리에서 옆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범행을 시도했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여성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9일 스태프 송별회 모임이 강지환의 집에서 있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귀가했는데 머리와 분장을 담당하는 어린 스태프들을 강지환이 ‘콜택시를 불러주겠다’며 붙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일을 담당하는 스태프는 보통 큰 가방을 들고 다닌다.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에 자가용이 없거나, 혹은 있더라도 대리운전기사를 자유롭게 부를 형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술을 마신 데다 짐도 있고, 강지환의 집이 외진 곳에 있어서 여의치 않았을 것이다. 여성 스태프들의 그런 처지를 이용해 콜택시 운운하며 강지환이 범행을 ‘계획’했다면 죄질이 매우 안 좋아진다.

여성들을 붙잡은 후 강지환은 ‘술 마시기’ 게임을 제안했다고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거부하면 벌주를 마시는 게임이라고 보도됐다. 강지환은 성적인 질문을 계속 했고 여성들은 답변하기 어려워서 결국 술을 계속 마셨다는 것이다. 콜택시로 붙잡은 후 게임으로 술을 먹게 했다면 의도적 행동은 아니었을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스타 배우의 게임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20대 스태프의 처지를 악용한 갑질 의혹도 있다.

심지어 강지환은 대인배 코스프레까지 했다. 영장실질심사 이후에 ‘(피해자들이) 댓글들을 통해서 크나 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그런 상황을 겪게 해서 오빠로서 너무 미안합니다.’라고 한 것이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마당에 엉뚱하게 댓글문제를 언급했다. 이것은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지 않되, 여성들의 고통은 헤아리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시도로 보였다.

해당 여성들을 동생처럼 생각하는 오빠로서 댓글 피해까지 염려하는 대인배로 행세한 셈이다. 그런데 그 여성들이 악플에 시달린 이유는 바로 강지환이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리꾼들은 그 여성들을 꽃뱀으로 단정했다. 강지환이 초기에 범행을 인정했으면 사람들이 여성들을 의심할 일도 없었다.

즉 강지환은 혐의 부인으로 피해 여성들을 악플에 시달리게 만들어놓고, 영장실질심사 이후에 마치 여성들의 악플 피해를 염려하는 오빠 행세를 하면서도, 사실은 여전히 범행을 인정하지 않아서 여성들을 악플 속에 방치한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뒤늦게 범행을 인정하며 사죄했는데 지금까지의 자기중심적인 행태에 비추어 여기에 대해서도 의혹이 나온다. 여성들 측에서 제시한 증거들이 워낙 확고해서 전략을 범행 부정에서 인정 후 선처로 바꾼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성들로부터 빨리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인정과 사과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두 명에게 동시 범행 시도, ‘콜택시’ 명목으로 붙잡아서 ‘술 마시기’ 게임을 하게 한 점, 피해자들에게 댓글 피해를 받게 하면서도 그걸 걱정하는 듯 대인배 코스프레를 한 점 등이 사실이라면 유명 연예인 사건 중 아직 수사, 재판 중이거나 당사자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역대 최악 죄질이 아닌가 여겨진다.

해당 여성들이 당한 피해는 너무나 심각하다. 첫 번째, 강지환의 범행에 피해를 당했다. 두 번째, 누리꾼들이 여성들을 꽃뱀으로 단정해 피해를 당했다. 게다가 놀랍게도 이 여성들이 소속 업체로부터 합의를 종용하는 협박성 문자들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속사가 강지환 가족에게 여성들의 개인정보까지 유출해 강지환 가족이 여성들 집 근처로 찾아가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것은 세 번째 피해다.

강지환이 범행을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협박성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문자를 계속 받았다면, 그리고 인터넷에선 여성들을 꽃뱀이라며 성토하는 공포분위기까지 펼쳐지는 속에서 여성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을 것이다. 이 피해를 누가 어떻게 보상한단 말인가?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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