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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게 '현충일'이란?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6.06 05:00
수정 2019.06.06 05:16

北 "6·25는 미 제국주의자들과 이승만 괴뢰도당의 불의의 무력침공"

전문가 "북한 입장서 현충일은 침략자들 추모하는 날로 인식될듯"

극명하게 다른 남북 역사관…남북화해·평화통일에 '돌발악재' 될수도

北 "6·25는 미 제국주의자들과 이승만 괴뢰도당의 불의의 무력침공"
전문가 "북한 입장서 현충일은 침략자들 추모하는 날로 인식될듯"
극명하게 다른 남북 역사관…남북화해·평화통일에 '돌발악재' 될수도


북한 주민들이 2015년 7월 전승절을 맞아 반미운동을 펼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6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인 제 64회 현충일을 맞았다. 정부와 지역사회는 국립서울현충원을 비롯한 각지에서 추모행사를 실시하고 전국적으로 묵념 사이렌을 울리는 등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

그러나 매년 현충일을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은 곱지 않다. 6.25전쟁을 미국과 남한의 불법 기습침략에 따른 '조국해방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북한은 현충일이 없고 '현충일 정신'에 동의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재작년 6월 특별 사설을 통해 "조선전쟁(6.25)은 미제가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고, 세계지배 야망을 실현할 목적 밑에 도발한 죄적인 침략 전쟁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전해에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산천이 변했어도, 미제가 전쟁의 불집을 터뜨린 날을 절대로 잊지 않고 있다"며 "미 제국주의자들과 이승만 괴뢰도당은 끝끝내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리고 불의의 무력침공을 감행했다"고 왜곡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현충일은 자신들의 혁명을 방해한 침략자들을 기념하는 날로 인식될 수 있다"며 "실제로 당국은 전 보수정권 대통령들이 현충일 추념사를 할 때마다 즉각 받아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표출해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7일 전승절 65주년을 맞아 중국인민지원군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처럼 6.25전쟁을 둘러싼 역사관이 정반대인 탓에 전쟁을 기념하는 방식도 다르다. 북한 당국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1953년)을 미국과 싸워 승리한 날이라는 의미인 '전승절'로 제정해 매년 성대한 기념식을 벌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전승절 당시 '조국해방전쟁참전 열사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참전열사들의 불굴의 투쟁정신과 영웅적 위훈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라며 인민군 병사들을 추모했다.

아울러 '중국인민군 열사능원'을 찾아 화환을 전달하고, 6.25 전쟁에서 전사한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 묘를 찾아 추모하고 묵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남북의 극명하게 갈라진 역사인식을 점진적으로 좁혀나가지 못할 경우, 향후 남북관계 진전 및 평화통일 과정에서 돌발악재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편 북한은 매년 6월 6일을 '조선소년단 창립일'로 지정하고 있다. 이날 7세~13세의 북한 어린이들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맹세하는 내용의 각종 연합행사에 참가한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공개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아이들과 함께 웃는 모습을 여러차례 비추면서 주민들에게 '애민의 지도자상'을 선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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