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U-20에서도 산책 세리머니 나오나
입력 2019.06.04 15:11
수정 2019.06.04 18:01
일본과의 U-20 월드컵 16강전서 산책 세리머니 예고
박지성부터 시작된 세리머니, 한일전 트레이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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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한일전을 앞두고 있는 U-20 월드컵 대표팀이 산책 세리머니를 예고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각)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일본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별리그 F조를 2위로 통과한 대표팀은 역시 B조서 2위를 차지한 일본과 운명의 한일전을 펼치게 됐다.
U-20 월드컵서 한일전은 지난 2003년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16강전에서 일본에 연장 접전 끝에 1-2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에 아우들이 설욕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
특히 아우들은 일본을 상대로 대선배들이 펼쳤던 산책 세리머니를 꿈꾸고 있다. 어느 순간 산책 세리머니는 한일전서 한국축구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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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산소탱크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둔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서 전반 6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상대 서포터스 앞을 산책하듯 무표정하게 지나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격한 행동으로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무언의 메시지를 남기려는 박지성의 세리머니에 일본 관중석은 침묵에 빠지고 말았다.
그 뒤로도 한일전에서 산책 세리머니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 201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과의 남자부 최종전에서 염기훈이 후반 24분 팀의 네 번째 골을 터트리자 선수들이 일제히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다.
맏형 염기훈과 김신욱이 가장 앞장서서 세리머니를 펼쳤고, 후배들이 뒤를 따르며 기쁨을 나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황희찬이 연장전에 결승골을 넣은 뒤 또 다시 일본 응원단 앞에서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제 그 바통을 '막내 에이스 이강인을 비롯한 현 U-20 대표팀이 이어 받는다. 대표팀 주장 황태현 등은 일본전에서 득점시 산책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어린 시절 대선배 박지성의 세리머니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후배들은 폴란드서 또 한 번 일본 응원석을 조용하게 만들 장면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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