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철의 포백, 손흥민도 역부족
입력 2019.06.02 15:47
수정 2019.06.02 15:48
유효슈팅 3개 등 토트넘 공격수 중 그나마 활약
막강한 리버풀 수비라인 앞에서 고전
손흥민(27·토트넘)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토트넘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메드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0-2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토트넘은 4-2-3-1로 나섰다. 해리 케인이 원톱을 맡았고, 2선은 손흥민,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포진했다. 중원은 해리 윙크스, 무사 시소코로 구성됐으며, 포백은 대니 로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키어런 트리피어,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리버풀은 4-3-3에서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중원은 조르지뇨 베이날둠, 파비뉴, 조던 헨더슨이 맡았고, 포백은 앤드류 로버트슨, 페이질 반 다이크, 조엘 마팁,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로 구성됐다. 알리송 베케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선제골은 이른 시간 나왔다. 경기 시작 26초 만에 마네가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시소코의 팔을 맞고 핸드볼 파울로 선언됐다. 전반 2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살라의 득점으로 리버풀이 리드를 잡았다.
리버풀은 화끈하고 역동적인 공격 색채를 버리고, 볼 점유율을 내주면서라도 무게중심을 뒤로 내리며 수비 안정화에 힘썼다. 토트넘은 좀 더 많은 공을 소유하며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효율성은 떨어졌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해리 케인의 부진 속에서 토트넘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손흥민의 한 방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내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를 감행하며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하지만 볼 터치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알렉산더 아놀드와의 일대일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반 들어 2선의 위치를 변화했다.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알리는 왼쪽, 에릭센이 중앙에서 공격을 지원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리버풀의 왼쪽 풀백 로버트슨도 손흥민을 가로막았다.
리버풀은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버리지 않은 채 끝까지 유지해나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1분 윙크스 대신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공격 숫자를 늘린 토트넘의 총공세가 시작되자 리버풀 수비는 잠시나마 흔들렸다. 손흥민에게도 공간이 생겨나면서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잡았다.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믿었던 에이스 케인은 부상 회복 후 7주 만에 출전한 결승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알리, 에릭센 역시 평소만큼의 세밀함이 실종됐다. 모우라도 아약스전에서 보여준 원맨쇼를 재현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알리의 패스를 받아 리버풀 수비수 3명 사이로 빠른 돌파를 시도하며 페널티 박스 근처로 진입했다. 그러나 거대한 벽 반 다이크가 버티고 있었다. 반 다이크는 손흥민의 속도를 적절하게 제어하며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선보였다.
후반 34분에는 손흥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분 뒤 손흥민의 왼발 슈팅은 강도가 약했다.
토트넘은 후반 36분 알리를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요렌테를 넣으며 막판 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42분 디보크 오리기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손흥민은 3개의 슈팅이 모두 골문으로 향했고, 키패스도 두 차례 기록하는 등 토트넘 공격의 핵심으로 고군분투했다. 토트넘은 16개의 슈팅과 64.6%의 높은 볼 점유율에도 리버풀의 철의 포백을 끝내 뚫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