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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반·디, 10분기만에 최악 성적표 받은 삼성전자(종합)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4.30 09:48
수정 2019.04.30 10:33

반도체 업황 악화에 DP 적자로 1Q 영업익 60%↓

부품 이익률 40%대→10%대 하락...가전만 선방

반도체 업황 악화에 DP 적자로 1Q 영업익 60%↓
부품 이익률 40%대→10%대 하락...가전만 선방


삼성전자 분기별·부문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데일리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동반 하락하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급락했다. 지난 5일 잠정실적 발표로 실적 악화가 예고됐었지만 30일 사업부문별 실적이 나오면서 높은 부품 실적 의존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30일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전자는 30일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52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매출 60조5600억원·영업이익 15조6400억원) 대비 각각 14%와 60% 감소한 수치로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같은기간 영업이익률도 25.8%에서 11.9%로 반토막 이상이 났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실적 급락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부품 사업은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메모리 가격도 하락해 반도체 사업 전체 실적은 하락했다.

반도체사업부는 매출 14조4700억원과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매출 20조7800억원·영업이익 11조5500억원) 대비 매출은 70% 안팎, 영업이익은 35% 안팎 수준에 불과했다. 사업부 영업이익률도 28.5%로 전년동기(55.6%) 대비 반토막 났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함께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등으로 전반적인 수요 약세를 보였다.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고용량 낸드와 D램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나타났고 회사도 128GB 이상 고용량 모바일 메모리와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Solid State Drive) 공급을 확대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요에 적극 대응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회사측은 “AP와 모뎀 공급을 확대하고, 5G 칩셋 솔루션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차기 모뎀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며 “핀펫(FinFet) 기반 8나노 공정으로 주요 고객사 제품 파운드리를 신규 수주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함께 실적 상승의 한축을 담당했던 디스플레이가 적자로 돌아선 것도 실적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의 낮은 가동률과 판가 하락,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패널 판가 하락과 판매 감소로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디스플레이패널(DP) 사업은 1분기 매출 6조1200억원과 영업적자 56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가 원래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애플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주요 거래선의 수요 감소, 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이러한 반도체의 매출·영업이익 동반 감소와 디스플레이의 적자 전환이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악화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분기 부품 분야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실적은 매출 20조6200억원과 영업이익 3조5400억원으로 전년동기(매출 28조3500억원·영업이익 11조7600억원) 대비 각각 약 27%와 70% 감소했다. 이에따라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41.5%에서 17.2%로 크게 하락했다.

모바일의 성적표가 기대에 다소 못 미친 점도 작용했다. 스마트폰이 주축인 IT모바일(IM)부문의 1분기 실적은 매출 27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2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S10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시장의 경쟁 심화로 전년동기 대비 수익성이 하락하며 한 자릿수 대 영업이익률에 그쳤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인해 전분기 대비 매출이 크게 개선됐으나 신제품 고사양화 트렌드와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 중저가 라인업 교체를 위한 비용 발생 등의 영향으로 수익 개선은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측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재편 과정에서 지난해 출시한 구형 제품들의 판매가 감소돼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2016∼2018년 분기 분기별 실적.(단위:조원)ⓒ삼성전자
가전 실적은 개선됐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TV와 가전이 주력인 소비자가전(CE) 부문은 QLED와 초대형 등 고부가 TV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CE부문 1분기 실적은 매출 10조400억원과 영업이익 5400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은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으나,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생활가전도 시장 수요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 신모델과 의류청정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뉴라이프 가전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시설투자 규모가 4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가 3조6000억원으로 80%를 차지했으며 디스플레이가 3000억원이었다.

회사측은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맞게 집행할 방침”이라며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나 메모리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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