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 된 바른미래, 손학규는 어디에?
입력 2019.04.27 04:19
수정 2019.04.27 04:22
국회는 난장판, 당은 사분오열…손학규만 천하태평?
국회는 난장판, 당은 사분오열…손학규만 천하태평?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하루 두 번 사·보임'으로 당이 사분오열 됐지만 정작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며 단식도 불사했던 손 대표가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싸고 당이 분열되자 의도적으로 외곽을 나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보임 사태가 터졌던 지난 25일 오전 손 대표는 '문 정부 3년, 3대 허들을 넘어'를 주제로 한 언론사 포럼에 참석해 "대통령과 정부가 기업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쓴소리를 냈다.
손 대표가 행사장에 참석한 이 시각 국회는 패스트트랙 추진에 사활을 걸던 김 원내대표의 유례없는 '팩스 사보임 접수'로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은 채이배·임재훈 의원으로 강제 사보임당했고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국회본청 7층 의안과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열릴 회의장 등을 집중 점거하기도 했다.
국회가 이른바 선진화법 시행 이후 사라졌던 '동물국회'로 순식간에 회귀했지만, 손 대표는 전날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조합원들에게 격려의 메세지를 보내는 등 홀로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26일 새벽 국회에는 빠루와 장도리까지 등장하면서 의안과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심상정 대표까지 출동해 서로 반말까지 내뱉으며 얼굴을 붉혔다.
여야 지도부의 대치가 극으로 치달았지만 정작 사보임 강행의 도화선을 그은 바른미래당의 손 대표는 모습조차 비추지 않았다.
결국 바른미래당은 이날 대변인 줄사퇴가 이어졌고 당내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은 오·권 두 의원의 사보임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불신임 절차를 밟겠다며 김 원내대표를 향해 반발했다.
당내 분열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가운데 손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외부 행사만 소화했다. 일각에선 당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가 난장판인 와중에 손 대표가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은 고사하고, 의도적으로 방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들린다.
이날도 국회가 아닌 광주광역시당 연수 개회식을 찾았던 손 대표는 오는 27일에도 '건강사회를위한 치과의사회 30주년기념식'을 찾고 28일에는 '원불교 대각개교절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