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광수 "'런닝맨' 덕에 여기까지…행복해요"
입력 2019.04.29 09:03
수정 2019.04.29 09:04
'나의 특별한 형제'서 동구 역
"장애인 희화화되지 않게 노력"
'나의 특별한 형제'서 동구 역
"장애인 희화화되지 않게 노력"
배우 이광수(33)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런닝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인으로 거듭난 덕에 배우이지만, 예능인으로 자주 불린다.
배우로서는 약점일 법하지만 오히려 배우는 신경 쓰지 않는다. "(대중이) 사랑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웃었다.
예능에서 활약하던 그가 따뜻한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산 형제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영화는 10여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광수는 지적 장애인 동구 역을 맡았다. 24일 서울 소격동에서 만난 이광수는 "예능 이미지 때문에 인물이 희화화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서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따뜻한 이야기라서 마음에 들었다"며 "영화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발달장애 인물을 연기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점을 알았어요. 영화를 촬영하기 전까지는 이 부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실존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장애인이 희화하되지 않게 표현하도록 신경 썼습니다."
예능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 이번 캐릭터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배우는 "예능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에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예능 이미지를 깨고 싶다고 해서 예능과 작품에서의 나를 다르게 봐달라는 마음은 욕심일 듯하다. 이광수로서 열심히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현장에서 더 많이 집중했습니다."
배우는 동구가 세하를 좋아하는 마음이 효과적으로 보이게 연기하려고 신경 썼다. 형이 좋아서 형이랑 떨어지고 싶지 않은 인물이란다. "동구의 순수함이 인상적이었어요. 장애 연기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더 하려고는 하지 않았어요."
극에 필요했던 수영은 넉 달 동안 연습했다. 배우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한 덕에 극에 잘 담긴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동구는 세하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휠체어를 미는 모습이나 세하를 안아주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야 했다.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점에 대해선 "운동을 많이 했고, 세하 형과 20년 동안 한몸 처럼 지닌 캐릭터이다 보니 형을 도와줄 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시사회 당시 "나중에 신하균 형처럼만 살아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예전부터 하균이 형을 좋아했는데 이번에 함께 하면서 많은 점을 배웠어요. 후배들을 잘 챙겨주시는 선배랍니다. 티가 나게 잘 챙겨주시는 편이랍니다. 하하."
세하 역을 맡은 최씨는 영화를 직접 보고 마음에 들어 했다. 이광수는 "감독님께 얘기를 들었는데 좋았던 점을 얘기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가장 뭉클한 장면은 책임의 집에 홀로 가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이광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울었다"며 "영화에서도 중요한 장면이었다"고 했다.
지난 2007년 모델로 데뷔한 이광수는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변신했다. 이후 드라마는 '동이'(2010), '좋은 친구들'(2014), '괜찮아, 사랑이야'(2014), '돌연변이'(2015), '안투라지'(2016), '마음의 소리'(2017), '라이브'(2018), '탐정: 리턴즈'(2018)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이광수는 SBS '런닝맨'을 통해 9년 넘게 예능에서 활동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얻으며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런닝맨'에 대한 애착이 클 법하다. "유재석 선배와 함께 한다는 얘기를 듣고 출연하게 됐는데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죠. 작품에 캐스팅되는 것도 '런닝맨' 덕이라고 생각해요. 애착이 클 수밖에 없어요."
예능과 연기 병행은 쉽지 않다. 배우는 "예전에는 스케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서로 배려하며 촬영한다"며 "육체적으로 힘들진 않다"고 말했다.
예능 이미지가 너무 강한 터라 정체성도 고민할 법하다. "예전에는 '런닝맨'에 출연하는 연기자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그런 얘기를 자주 듣기도 했고요. 근데 지금은 이런 이미지가 신경 쓰지 않아요. 예능인으로 보든, 배우로 보든 고민하지 않으려고요. 지금 이 자체로 행복하거든요."
장애인 가족들의 이 영화를 봤을 때 어떤 얘기를 듣고 싶을까. "재밌게 잘 봤다는 얘기만 들어도 힘이 날 거예요. 110분 동안 즐겁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동료 이선빈과 열애 중인 그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건강한 연애를 하고 있다"며 쑥스러워했다.
이광수의 특별한 형제도 궁금했다. "친동생이 가장 특별해요. 연예인 중에는 조인성 형이죠. 고민이 생기면 인성이 형을 가장 먼저 찾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