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양호 회장 빈소 이틀째 조문행렬...눈물의 입관식(종합)
입력 2019.04.13 18:31
수정 2019.04.13 20:01
오전 입관식서 오열한 삼남매...동생 조남호‧조정호 찾아
이재용‧김승연·반기문 정재계 인사 추모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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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지 이틀째인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생전 조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두 동생들이 빈소를 찾아 형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회장의 차남과 사남이자 조 회장의 두 동생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조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장남인 조양호 회장과 차남 조남호 전 회장‧4남 조정호 회장은 지난 2002년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 별세 이후 형제간 지분 상속 문제로 갈등을 겪어 장례식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첫날인 12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남호 전 회장과 조정호 회장은 서로 따로 따로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조남호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조양호 회장의 입관식이 진행되기 전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호 회장은 오후 4시경 방문해 약 2시간동안 빈소를 지켰다. 조정호 회장은 오후5시50분경 빈소를 나오면서 유족들과 나눈 대화 내용과 한진칼 지분 인수 계획 등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면 그만큼 지배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호세력의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정호 회장이 한진칼의 지분을 인수해 우호지분으로 참여해 조 사장을 지원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러나 과거 조양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이 부친인 조중훈 선대회장의 상속 문제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일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날 오전 11시20분경부터는 입관식이 진행됐다. 입관식은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유가족들은 애통한 심정으로 고인과 마지막 이별을 했다.
유족들이 공개적으로 조용한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세브란스 병원 지하2층 특실 1호에 마련된 빈소에서는 전날에 이어 고인과의 인연을 추억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빈소에서 나와 고인과의 인연, 고인의 별세에 대한 심경, 반도체 실적 악화 돌파구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장례식장을 떠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10시35분께 빈소를 방문해 약 5분간 조문하며 조의를 표했다. 고인에 대해 묻는 취재인의 질문에 “안타까울 뿐이죠”라고만 말했다. 김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키며 빠른 걸음으로 장례식장을 나섰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김 이사는 "사실 저희 부친과 조양호 회장님의 선친, 조중훈 회장하고 아주 절친해 저는 조양호 회장님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상당히 있다"며 "이렇게 허무하게 가실 줄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나 애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오후 5시26분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위원회 위원장)이 빈소를 찾았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대미관계를 하면서 조양호 회장님의 폭넓은 인맥관계를 많이 지원받았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유족들에게는 “용기를 가지고 실망하지 말고 고 조양호 회장님께서 이루지 못한 여러 가지를 잘 이끌어가라고 말하고 싶다”며 위로했다.
마이클 위즈번 스카이팀 이사회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빈소를 찾아 “조 회장이 20년간 올바른 방향으로 스카이팀을 이끌어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몇 주 전 조회장에게 개인적으로 만날 것을 제안했지만 알다시피 이제 그 만남이 이뤄질 수 없어 슬프다”며 안타까워 했다. 오후 5시경 빈소를 방문한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도 "항공업계에 큰 별이 져서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한 조 회장의 시신은 12일 새벽 4시50분 인천공항을 거쳐 오전 6시30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도착했다.
유족들은 전날 정오부터 조문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빈소 외에도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대한항공 본사,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빌딩, 부산‧광주‧제주 지점, 소공동 한진빌딩 등 국내 13곳과 LA,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등 해외 지역본부 6곳에도 분향소가 마련됐다.
조 회장 장례는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발인은 16일 오전6시로 장지는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