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언주 보자 "아이고"…보수통합 불붙나
입력 2019.03.07 02:00
수정 2019.03.07 06:02
황교안 "이언주와 각별한 관계, 잘 모르시는가"
사법연수원 사제지간…세미나실에 '훈풍' 가득
황교안 "이언주와 각별한 관계, 잘 모르시는가"
사법연수원 사제지간…세미나실에 '훈풍' 가득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빨간 옷'을 입고 나타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을 보고 "아이고, 아이고"를 외치며 반색했다.
황 대표는 6일 의원회관에서 추경호 한국당 의원과 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공동주최한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에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날 황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가 늘어지면서 행사에 50분 가까이 지각했다.
급한 발걸음으로 행사장에 들어와 참석자들과 쭉 악수를 나누던 황 대표는 시장경제살리기연대 대표의원 자격으로 참석해 있던 이언주 의원과 눈이 마주치자 "아이고, 아이고" 하며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과 악수를 나눈 황 대표는 그 뒷쪽에 있던 참석자들을 향해서는 "죄송한데 인사는 나중에 하자"며 목례로 갈음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착석한 뒤 축사에서도 "오늘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시장경제살리기연대에는 우리 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경제와 민생 문제만큼은 모두가 힘을 모아서 함께 대처해나가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우리 이언주 의원은 나와 각별한 관계인데, 잘 모르는가"라며, 좌중을 향해 빙긋 웃어보이기도 했다.
축사를 마친 황 대표는 퇴장하면서 이 의원과 손을 다시 맞잡았다. 황 대표가 국무총리를 할 때 국무조정실장을 지냈으며 이번에 핵심당직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게 된 최측근이자, 이날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추경호 의원이 곁에서 "각별하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이 의원이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29기로 입소했을 때, 황 대표는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거쳐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사제지간(師弟之間)이다.
이날 황 대표가 등장하기 전에도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과 이 의원 사이에는 훈풍이 가득했다.
한국당의 당색(黨色)인 '빨간 색' 외투를 입고 나타난 이 의원은 주호영·홍일표·김종석·김성태(비례대표)·윤상직·곽대훈·이만희 의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추 의원의 개회사와 이 의원의 축사 이후 기념촬영 때는 한국당 의원들이 "이언주가 가운데로"라며 이 의원에게 적극적으로 자리를 권했다. 결국 앞열 의자에 앉은 이 의원이 뒷열에 선 한국당 의원들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함께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黃 선출로 '이언주~한국당' 정치적 거리 좁혀져
당장 입당 없을 듯 "각자 시너지 극대화 고민"
황 대표가 직접 언급한 이 의원과의 '각별한 관계', 또 황 대표의 최측근인 추 의원이 평소 이 의원과 시장경제살리기연대 활동 등을 함께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 대표의 당대표 선출로 이 의원과 한국당 사이의 '정치적 거리'가 부쩍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을 발화점으로 삼아, 황 대표가 수 차례 공언한 '보수대통합'의 불길이 치솟는 것은 아닐까. 이 의원은 그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으면서도, 지금은 전혀 시기가 아니란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그런 (한국당 입당) 이야기가 오갈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황 대표는 황 대표대로 한국당 내부의 결속과 정비부터 하느라 바쁠 것이고, 나는 나대로 내가 밖에서 해야할 역할들이 있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이달말 이 의원은 '이언주는 왜 싸우는가, 신(新)보수의 길'이라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가짐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우파시민운동 결사체로서 '행동하는 자유시민, 프리덤파이터즈' 전국조직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행동하는 자유시민'에는 지명도가 있고 국민이 굉장히 존경할만한 분들 몇 분도 함께 하게 된다"며 "자리를 잡고 안정이 될 때까지 나도 구심점으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국 황 대표도 황 대표 나름대로 4·3 재·보궐선거 등 정치 이벤트를 치러내는 한편 한국당 정비를 해나가야 하고, 이 의원도 자신이 계획해놓은 보수우파의 외연 확장이라는 정치일정이 있기 때문에 '입당'이 단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큰 틀에서는 이미 연합세력이기 때문에, 그 연합세력이 어떻게 각자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인가를 지금은 고민한다고 봐야겠다"며 "그런 (입당 같은) 이야기는 타이밍이 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