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勞使, 임협 상견례 30분 만에 합의…"투쟁·파업은 옛말"
입력 2019.03.05 14:00
수정 2019.03.05 14:14
소비자물가지수 연동해 1.5% 인상 타결
“선진 노사관계, 100년 기업 주춧돌”
소비자물가지수 연동해 1.5% 인상 타결
“선진 노사관계, 100년 기업 주춧돌”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30분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년 전, 노사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임금인상률을 연동하는 임금협상 원칙에 합의한 이후 일어난 변화다.
과거 격렬한 투쟁의 결과물로 상징되던 임금협상 상견례와 조인식 등이 노사가 신뢰를 확인하고 상생하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현장으로 변모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5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빌딩에서 ‘1.5%인상에 합의하는 2019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30분 만에 임금협상안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올해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5%에 연동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임금협상 조인식은 지난달 18일 진행된 상견례 후 15일 만에 개최됐다. 임금협상 조인식에 앞서 조합원 설명회 및 찬반투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 잠정합의안을 갖고 지난달 27일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 참여 조합원의 87.6%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하며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30분만의 잠정합의에 대해 ‘투쟁, 단결’로 상징되는 기존의 소모적인 노사 프레임에서 벗어나 대기업 노사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모범을 원하는 사회적인 요구를 반영, 대한민국 노사문화에 미래지향적인 ‘신 노사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임금협상은 해를 넘겨 타결되거나 합의에 실패해 노동위원회 등의 중재까지 받았던 과거 노사관계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신속한 임금인상률 잠정합의 ▲높은 찬성률로 찬반투표 통과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배경에는 지난 2017년 9월 임단협 합의가 있다. 노사는 임금인상률을 국가가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기로 합의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실행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와 동일한 1.9%로 임금인상률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 임금인상 찬성률은 2017년 임단협 찬성률(73.57%)보다 약 14%p 높았다. SK이노베이션은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노사 양측의 바람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곧바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은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로, 노사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이후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선진 노사관계는 향후 SK이노베이션이 100년, 200년 기업으로 성장‧발전하는 주춧돌이자 기업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은 “올해 임금협상을 계기로 노사문화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길 바란다”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 소통하면서 작은 부분까지 신뢰를 쌓아 더욱 견고하고 바람직한 노사문화가 정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