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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짜리 항명’ 케파…첼시의 비참한 현실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2.25 06:52 수정 2019.02.25 07:00

맨시티, 첼시 꺾고 역대 6번째 리그컵 우승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감독 교체 지시 거부

교체 지시 거부한 케파 골키퍼. ⓒ 게티이미지 교체 지시 거부한 케파 골키퍼. ⓒ 게티이미지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하는 사상 초유의 촌극을 연출했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카라바오컵)’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2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리그컵에서 맨시티보다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리버풀(통산 8회)뿐이다.

이 경기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한 케파 골키퍼의 ‘항명’으로 요약된다. 그만큼 첼시의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이기 때문이다.

전, 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연장에서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케파 골키퍼의 몸 상태가 이상 징후를 보였다. 연장 후반 13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슈팅을 막아내고 난 뒤였다.

교체 카드 1장의 여유가 있었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곧바로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승부차기를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특히 카바예로는 2017년까지 3년간 맨시티에 몸담고 있었던 터라 상대 키커들에 대한 이해도가 남달랐던 수문장이다.

그러나 몸을 추스른 케파 골키퍼는 벤치를 향해 아니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이에 대기심이 교체 신호를 머뭇거렸고, 보다 못한 사리 감독이 직접 뛰쳐나와 얼른 나오라고 손짓까지 했다.

그럼에도 케파 골키퍼는 요지부동이었다. 첼시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와 주심까지 달려와 의견을 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에 격분한 사리 감독은 애지중지하는 수첩을 집어던지고 그대로 경기장을 나가려 했다. 지안프랑코 졸라 수석코치 역시 케파를 향해 격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끝까지 골문을 지키겠다는 케파 골키퍼의 의지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 케파는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서 리로이 자네의 슈팅을 막는 등 제몫을 해냈지만 첼시 키커 2명이 실축하면서 자신의 교체 거부에 대한 정당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최근 추락하고 있는 첼시의 현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는 장면이었다.

한편, 케파는 지난 여름 골키퍼 역대 최고액인 7100만 파운드(약 1034억 원)의 이적료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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