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유승민, '총선열차' 함께 탈까
입력 2019.01.24 02:00
수정 2019.01.24 08:25
안철수 복귀 명분 찾기 돌입한 지도부
당 활동 재개한 유승민, 출구전략 모색
운전대 잡은 손학규, 安·劉 통합 이끌까
안철수 복귀 명분 찾기 돌입한 지도부
당 활동 재개한 유승민, 출구전략 모색
운전대 잡은 손학규, 安·劉 통합 이끌까
바른미래당의 창당 주역인 안철수, 유승민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함께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전 대표가 다음달 공식적으로 당 행사 참석을 예고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안 전 대표의 총선 역할론이 지도부를 통해 제기됐다.
손학규 대표가 유승민, 안철수 두 대권 주자를 당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을 이번 총선의 핵심 전략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를 위해 유 전 대표와 당내 정체성 문제 해결과 안 전 대표의 복귀 연착륙을 위한 명분 만들기가 각각 ‘선결조건’으로 떠올랐다.
안철수 복귀명분 찾기
돌입한 지도부
손 대표는 23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안 전 대표의) 총선 전 복귀는 아직 1년 넘게 남았으니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내년 총선 전에는 돌아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와 당 지도부가 그동안 암묵적으로 안 전 대표의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온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지도부는 안 전 대표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로 패배한 이후 국민들로부터 ‘잊혀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잠행에 들어간 그의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지난해 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단식 농성을 진행할 당시 “안 전 대표의 안부 전화가 있었다”는 언급 정도가 지도부의 공식 발언인 만큼 그는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멀어질 수 있도록 당의 보호를 받았다.
분위기가 바뀐 건 최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부터다. 전당대회 이후 각 당이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착수하는 만큼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위한 여론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출신으로 안 전 대표와 손 대표 측근으로 활동 중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당연히 총선 전에 복귀해야 한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당원과 국민들이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우리당이 기대하는 판인 총선에서 유승민, 안철수 두 대표가 다시 전면에 서야한다는 생각을 (당원들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안 전 대표의 복귀가) 재보궐 선거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총선 전 복귀는 가능성 높다. 복귀 명분과 타이밍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위한 적절한 명분 찾기가 손 대표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 활동 재개한 유승민
친박 강세 출구전략 모색
반면 유승민 전 대표는 다음달 8~9일 당내 연찬회를 통해 손학규 대표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이후 공식적인 첫 당내 활동이다.
정치권은 유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이날 만남이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논의의 타협점을 찾기 위한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 전 대표가 지난해 말 대학 강연에서 당내 정체성에 대해 “보수 재건에 대한 결심이 서면 당 안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언급한 만큼 이번 손 대표와 만남이 당의 진로를 위한 허심탄회한 자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 박근혜) 부활의 조짐도 유 전 대표가 논의 테이블에서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가담하며 구(舊) 새누리당을 탈당한 만큼 한국당 복당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최근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한국당과 정책 공조, 반문(반 문재인) 중심의 대여공세 등 잇따른 우클릭 행보도 향후 중도보수 정당으로 변신을 위한 포석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한국당의 친문 강세는 유 전 대표의 운신 폭을 확실하게 줄이는 계기가 됐다”며 “그가 먼저 연찬회 참석을 공식화한 점을 보면 바른미래당 안에서 보수재건 가능성을 타진해볼 때가 됐다고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운전대 잡은 손학규,
安·劉 화학적 통합 이끌까
안철수, 유승민 두 전 대표를 한 자리에 불러오는 데 손 대표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전 대표의 화학적 결합 여부 및 총선 결과에 따라 그의 정치적 영향력도 제고될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손 대표가 다음달 행사에서 유 전 대표와 당 정체성 문제에 합의점을 도출할 경우 창당 1년 만에 바른미래당은 새로운 정치적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그가 비박계 안정화는 물론 안 전 대표의 복귀 연착륙을 통해 하반기 당의 혁신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최근 출입기자 신년만찬 자리에서 “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올 하반기 정치권의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전까지 우리당은 힘을 잘 비축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 비박계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일부 자당 인사들도 손 대표의 통합 대상에 포함해 있다. 손 대표는 지난해 말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의원과 만남을 가졌고, 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바른미래당 소속 이상돈, 장정숙 의원을 비롯해 유성엽 의원 등이 함께할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최근 손 대표가 측근을 통해 안 전 대표를 비롯한 당 외부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유승민, 안철수 두 대권 주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이 이번 총선 구상에서 가장 유력한 동시에 최선이 될 것"이라며 "그가 보유한 최고위원직 또한 총선을 대비한 인물영입 카드로 사용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