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한복판으로 소환된 안철수
입력 2018.12.05 04:00
수정 2018.12.05 09:20
나경원 "안철수, 뜻 같이 한다면 함께 할 수 있다"
김영우 "안철수 포용한다는 것은 원칙없는 연대"
安측, 갑론을박에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도…
나경원 "안철수, 뜻 같이 한다면 함께 할 수도"
김영우 "안철수 포용하는 것은 원칙없는 연대"
安측, 갑론을박에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도…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돌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한복판으로 '소환'됐다.
한국당 원내대표 후보들끼리 안 전 대표가 보수대통합의 대상인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에 돌입한 것이다. 정작 안 전 대표는 국내 정치 현안에 관해 일절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변에서는 반발하면서도 내심 싫지 않은 기류도 읽힌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영우 의원은 4일 "나경원 의원이 안철수 전 대표까지 다 포용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나는 안철수 전 대표를 포용한다는 것에 아주 강한 불만이 있다. 그것은 원칙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경쟁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전날 "큰 보수통합론 안에서 같이 할 수 있는 분이라면 안철수까지 다함께 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라며 "안철수 전 대표가 정말 우리 당과 가치를 같이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남겨둔 상태이기는 하나, 뜻을 같이 한다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들이받은 것이다.
김 의원은 "안 전 대표는 몇 달 전 자유한국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소속을 옮긴 지방의원들에게 '곰팡내 나는 한국당에서 잘 오셨다. 한국당은 앞으로 이슬처럼 사라질 당'이라고 말했던 분"이라며 "그런 안 전 대표를 포용하겠다는 원칙없는 보수연대는 보수연대도 아니다"라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유기준·김학용 의원 등 다른 경쟁 주자들도 바른미래당 인사에 대한 언급과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전날 출마선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바른미래당과는 당대당 통합이나 야권대통합이라는 큰 명제 하에 움직이는 게 맞다"고 했으며, 김 의원도 "야당 중에 그나마 우리와 공조할 수 있는 정당은 바른미래당밖에 없기 때문에 우선은 철저한 공조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논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나 의원은 이날 "문재인정권의 헌정질서 파괴에 대해 뜻을 같이 한다면 소위 반문연대를 크게 할 수 있다"며 "결국 우파가 추구해야 되는 가치에 대해서 뜻을 같이 하는 분은 누구나 올 수 있다는 취지"라는 일반론으로 다소 선회했다.
보수대통합은 비단 이번 원내대표 경선 뿐만 아니라 내년 2월말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핵심 쟁점이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가 통합 대상에 포함되는가 여부는 당권주자들도 모두 엇갈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한 중진의원은 "(옛 바른정당 출신 동료 의원들로부터) 안철수 전 대표를 자유한국당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반면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또다른 의원은 "안 전 대표와 언젠가는 당을 함께 하는 날이 올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 주변에서는 한국당 원내대표 후보들의 '통합 대상' 거론에 일단 반발하면서도, 정국의 화제로 언급되는 것이 싫지는 않은 기류도 읽힌다.
'안심(安心·안철수 전 대표의 마음)'으로 알려진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현실 정치를 벗어나 독일 뮌헨에서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이름을 활용한 정치 장사는 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 예의"라며 "나경원 의원이 '안철수까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바른미래당 인사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살아 있다'는 뜻 아니냐"며 "보수통합의 대상이 되느냐 여부를 떠나서 '정치적 자산'이라는 점이 입증된 느낌"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