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정호 갑질 논란'에 드디어 입 연 이유
입력 2018.12.27 15:00
수정 2018.12.27 15:42
김정호 사과에도 지지율 하락 등 여론 더 악화
국토위 사임 등 결단으로 민심 다독이기 나선 듯
김정호 사과에도 지지율 하락 등 여론 더 악화
국토위 사임 등 결단으로 민심 다독이기 나선 듯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김정호 의원의 ‘공항 갑질’ 논란에 대해 침묵을 깼다. 논란 발생 일주일 만이다. 김 의원의 대국민 사과에도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등 여론이 오히려 더 악화되자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로서 당을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그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우리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좀 더 신중하게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직을 사보임 처리하기로 했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는 해당 논란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결정하자는 당 지도부 일부의 요청이 있었지만, 이는 수용되지 않았다. 김 의원의 논란을 ‘개인 차원의 일’로 여기는 것과 동시에 야권의 국토위 사퇴 요청은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자칫하면 집권여당이 야권의 공세에 휘말려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일종의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자 여론은 더욱 악화됐고, 당은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다만 당이 전면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었다.
김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 논란이 더해지고, 당 지도부가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에 이어 또 다시 논란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자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며 “더 이상 여론의 악화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을 향한 민심 이탈은 이뤄졌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24~26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4주차 주간동향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주 대비 1.7%p 하락한 36.3%를 기록했다. (응답률 6.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대 중반으로 떨어진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김 의원 논란이 지지율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한편 김 의원의 상임위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국토위원 사임만 결정됐고, 어느 상임위로 가게 될지는 아직 미정”이라며 “다른 의원들의 사보임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의원들과 논의를 좀 거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