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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박혜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

부수정 기자
입력 2018.12.19 09:33
수정 2018.12.23 13:24

영화 '스윙키즈'서 양판래 역

"탭댄스 매력에 푹"

배우 박혜수는 영화 '스윙키즈'에서 양판래 역을 맡았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영화 '스윙키즈'서 양판래 역
"탭댄스 매력에 푹"


"모든 걸 쏟아부었어요."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에서 양판래로 분한 박혜수(24)는 영화 속 판래처럼 당찼다. "오롯이 판래가 됐다"는 그는 온 마음을 판래에 쏟아부었단다.

'스윙키즈'는 1951년 한국전쟁 중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집단 수용한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우연히 탭댄스에 빠진 북한군과 각기 다른 사연과 꿈을 안고 춤을 추게 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 베르너 비숍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프로 했다. 비극적인 전쟁의 역사와 춤이라는 신나는 소재를 적절하게 버무렸다는 평가를 얻는다.

박혜수는 전쟁 중 아버지를 잃고 가족을 부양하면서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해 댄스단 통역사로 활약하는 양판래로 분했다.

1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혜수는 "시사회를 본 친구들이 '자랑스럽다'고 해줬다"며 "좋은 평가를 받아 기분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5년 SBS '용팔이'로 데뷔한 박혜수는 JTBC '청춘시대', tvN '내성적인 보스',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에 출연했다. 153억이나 든 대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걱정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양판래 역을 맡은 박해수는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 행복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영화를 다 찍고 나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고 느꼈다.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했다. 기술, 언론 시사를 거쳐 영화를 세 차례나 본 끝에 걱정이 놓이기 시작했다. 박혜수를 양판래라는 인물로 봤다는 평가가 들려왔다. '이거면 됐다' 싶었다.

오디션을 통해 판래 역을 따낸 그에게 강 감독은 "판래는 원래 네 것이엇어"라는 말을 해줬단다. 그 어떤 말보다 소중한 말이었다.

극 중 양판래는 부모 없이 동생들을 먹여 살리는 강단 있는 여성이다. "감독님이 무엇이든지 열정적으로 열심히 하는 저와 판래를 비슷하게 보신 듯해요. 여유롭게 살고 싶지만 전 항상 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았거든요. 양판래는 매력적인 인물이라 꼭 하고 싶었어요. 부족하지만 탭댄스, 영어 대사도 준비했고요."

탭댄스는 촬영 시작 전부터 5~6개월간 연습했다. 탭댄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몸에 아직도 탭댄스의 느낌이 남아 있다고 했다.

크리스마스 무대 장면에서 선보인 '턴' 장면은 1000번이나 연습한 것 같단다. "20초 남짓의 분량인데 안 되는 거예요. 무한 반복해서 연습했어요. 안 될 때 좌절하기도 했지만 딱 됐을 때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스스로 기특했어요(웃음)."

스윙키즈 댄스단과 미군 댄스 배틀 장면에서 판래는 차진 욕 대사와 돌려차기를 선보인다. 웃음이 '빵' 터지는 장면이다. 박혜수는 "처음 해보는 욕대사라 걱정했는데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했다"고 웃었다.

배우는 또 "촬영 전에는 긴장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스윙댄스 팀과 가까워지면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많은 분과 같이 만들어나가는 기분으로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만 촬영했던 터라 영화에 대해선 잘 모랐어요. 기획 단계부터 마무리 홍보까지 많은 분의 노력과 힘 덕에 영화가 탄생하더라고요. 노력과 정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양판래 역을 맡은 박해수는 "영화를 통해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자연스럽게 판래가 됐다는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모던 러브' 댄스 장면이었다. 가수와 판래가 각자 춤을 추는 모습이 교차 편집된 장면이다. 오롯이 혼자 하는 장면이었고, 기수와 판래의 감정이 닿아 있는 지점이었다. 현실에 대한 억압, 슬픔을 춤으로 표현해야했다. 슬픔을 표현하되 너무 슬퍼 보이지 않아야 했고, 춤을 추면서 행복한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춤을 추고 난 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요. 눈물이 계속 났죠. 후련한 마음이었을까요? 난생처음 느껴봤어요."

데뷔 후 쉼 없이 일한 그는 "행복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일기장에는 '행복해지자'라는 말을 자주 썼다. 올해는 작년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행복하단다. "늦게 데뷔해서 뭐라고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했어요. 그러다 '스윙키즈'를 만났고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어요. 쉬는 동안 저 자신을 돌아봤어요. 자책도 했고요. 제 속도를 찾고 있는 단계입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게 최종 목표다. 차근차근, 조금씩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문학 공부가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된다"며 "기말고사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행복한 마무리를 하게 된 박혜수에게 2019년 새해 계획을 물었다. 망설임 없이 "양판래처럼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역할을 만나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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