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앞두고 우방 챙기는 김정은, 反제재 연대 '몸집키우기'
입력 2018.11.06 15:12
수정 2018.11.06 16:05
美 경제제재 대상 '동병상련' 공조 강화 주목
중·러 이어 쿠바…美 대상 외교적 공세 강화
美 경제제재 대상 '동병상련' 공조 강화 주목
중·러 이어 쿠바…美 대상 외교적 공세 강화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 속 북한과 쿠바가 32년 만의 정상회담으로 다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 압박을 받아온 양국이 공교롭게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지지와 연대를 다지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최근 취임 후 처음으로 평양을 찾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직접 순안공항에 나와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를 영접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이어 군악대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인민군 의장대 사열이 이어지고, 국가원수 예우 차원의 예포 21발이 발사되는 등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다. 이후 회담 장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카퍼레이드를 하고, 김 위원장 부부가 직접 숙소를 안내하는 등 극진한 환대가 이어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았을 때를 연상시킨다. 김 위원장 부부가 직접 공항 영접을 하고, 무개차 환영행사를 진행하는 등 최고 예우를 갖추는 국빈급 파격 대접이 눈길을 끌었다.
중·러 이어 쿠바…美 대상 외교적 공세 강화
북한과 쿠바는 사상과 이념을 함께하는 우방국으로, 미국과도 오랜 적대관계를 이어왔다. 양국은 그동안 외교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사회주의 '형제 국가'로서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다지기 위해 유기적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양국은 이날 지역적 상황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지지와 연대를 다지는 한편, 공통 현안인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타스 통신은 양 정상 간 만남 소식을 전하며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쿠바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강력한 제재를 받는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 집권 뒤 추가 제재를 받고 있는 쿠바가 '동병상련'의 처지에서 공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대북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같은 처지의 동맹국과 몸집을 불려 대응력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나 쿠바 모두 미국과 관계를 풀고 싶어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쿠바와 연대를 강화해 미국에 대한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부쩍 중국, 러시아 등 우방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연대국 모두 미국의 제재 국면을 경계하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되는 셈이다. 연대국 또한 북핵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북한과 밀착행보를 보이는 차원도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만 세 차례 중국을 방문했으며, 최근에는 평양에서 북·중 예술인들의 합동공연을 관람하고 '조중(북중) 친선'을 강조했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고위급 대표단을 상호 파견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핵(核) 담판을 앞두고 북미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과 우방국 간 밀착 공조가 강화될 경우 한반도 비핵화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