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다시 기지개?…'선거제도 개혁' 숙원 이루나
입력 2018.10.17 02:00
수정 2018.10.17 06:05
"거대정당, 정파욕심 버리고 민심 그대로 받든다면 선거제도 개혁 합의 문제없다"
"거대정당, 정파욕심 버리고 '민심 그대로'
받든다면 선거제도 개혁 합의 문제없다"
여야가 16일 80일 넘게 끌어온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 구성에 가까스로 합의한 가운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정치적 활로인 '선거제도 개편' 불씨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합의에 따르면 정개특위는 민주당 8인, 자유한국당 6인, 바른미래당 2인, 비교섭단체 2인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비교섭단체 몫 중에서 민주평화당은 한 명을 가져간다.
여야가 17일까지 각 당의 특위명단 제출을 완료하기로 함에 따라, 정개특위 가동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개특위에서 어떤 논의를 거쳐 어떤 성과를 내야 하는지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며 "거대 양당이 정파의 욕심을 버리고 민심을 그대로 받든다면, 선거제도 개혁은 문제없이 합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여당이 전향적인 입장으로 전환하여 제1야당을 견인해내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국민에게 정치개혁이라는 큰 선물을 안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최근 정개특위 구성이 여야 합의 불발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정동영 평화당 대표의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었을 것으로 관측해왔다.
앞서 정동영 대표는 "정치적 영향력이 약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가 선거제도 개혁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연말까지 꼭 역사적인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는 첫 출발이 되길 기대한다"고 지속적으로 선거제도 개편의 불씨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정 대표 스스로 '데드라인'을 설정한 것처럼 올해 정기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대 국회에서의 선거제도 개편은 사실상 물 건너가고 21대 총선은 현행 룰대로 치러지게 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이렇게 소선거구제로 총선이 치러지면 평화당 공천으로는 당선을 기약하기가 어렵게 된다. 김경진·이용주 의원 등 평화당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동반 탈당설'이 제기됐던 것도 밑바탕에는 이러한 고민이 깔려 있다.
이용주 의원은 동반 탈당설은 부인했으나, 연내 선거제도 개편이 불발할 시 일부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연된 정개특위 구성이 합의를 통해 극적 가동에 돌입하면서, 평화당은 다시 한 번 당력을 모아볼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정 대표가 이제 하나의 고개를 넘었을 뿐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각 정당 사이에는 정개특위 활동 시한인 12월 31일까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 등 방법론을 놓고 복잡한 셈법이 엇갈려 있어, 향후 선거제도 개편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