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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비핵화 낙관론…현실부정? 냉온전략?

이배운 기자
입력 2018.10.16 14:58
수정 2018.10.16 16:52

"북한 문제 복잡하지만 매우 잘 진행돼"

선거전 여론관리, 자존심 살리기 나선 듯

"북한 문제 복잡하지만 매우 잘 진행돼"
선거전 여론관리, 자존심 살리기 나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북미간 협상 진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북한문제가 잘 해결되고 있다"며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자존심과 국내 정치적 이해가 맞물리면서 비핵화 협상이 난항에 빠져있다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주로 향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는 복잡하지만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70년 동안 누구도 하지 못한 일들을 내가 3~4개월 안에 해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훌륭한 성과를 이뤘다"고 말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그를 정말 신뢰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보자"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8월 북미 간 냉기류가 흐를 때도 "우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내 생각엔 (핵 문제가)아주 잘 풀릴 것 같다.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핵협상 결과를 낙관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회의론이 불거질 때마다 관련 보도들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북미 정상의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비핵화 결과를 낙관하는 패턴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그러나 북미는 핵협상 진전을 거의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측은 비핵화 조치 및 종전선언 등 보상 제공의 선후 문제를 놓고 석 달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핵리스트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교착상태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실무협상을 통해 ▲핵 리스트 신고 ▲비핵화 시간표 확정 ▲핵무기 선반출 ▲핵 의심시설 무작위 시찰 합의 ▲생화학무기 제거 등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CVID)' 합의가 속전속결로 성사돼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이들 목표의 달성 가능성도 요원해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낙관론을 거듭 주장하는 것은 내달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 관리에 치중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외교 부분 최대 업적으로 선전해왔다. 만약 핵협상 난항 및 실패를 인정할 경우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 선거결과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실수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병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는 상황이 부정적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의 친선관계를 내세우며 이를 덮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내밀며 협상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냉온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무부 등 실무 차원을 통해 대북 압박은 지속하는 한편, 자신은 북한의 절대적인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지속 표출해 정상간 신뢰를 강화하고, 김 위원장의 자발적인 비핵화 의지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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