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배성우 "매력적인 배우 되고파…끊임없이 고민"
입력 2018.09.25 08:00
수정 2018.09.27 10:12
영화 '안시성'서 추수지 역
"자연스러운 연기하려 노력"
영화 '안시성'서 추수지 역
"자연스러운 연기하려 노력"
배성우(45)는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여름 종영한 tvN '라이브'에서 정의감 넘치는 경찰로 분했던 그가 이번엔 고구려 전장으로 나섰다.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을 통해서다.
'안시성'은 안시성을 함락시키려는 당나라 50만 대군의 침략에 맞서 싸운 성주 양만춘과 고구려군의 88일간 치열했던 전투를 담아낸 초대형 사극 프로젝트다. 영화는 전투신을 화려하고 생생하게 담아내 언론의 호평을 얻었다.
배성우는 양만춘(조인성)의 곁을 지키는 안시성의 부관 추수지 역을 맡았다.
14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배성우는 "추수지 캐릭터가 멋있다는 평가에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추수지는 양만춘을 호위무사처럼 지키며 멋진 남자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처음엔 익숙한 느낌의 캐릭터가 낫지 않을까 고민했다"며 "이게 과연 좋은 방법일까도 생각했다. 일상에 가깝고, 자연스러운 인물을 만들어 내려고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는 영화 완성본보다 조금 더 전형적이었다. 대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재미를 주려고 요소를 추가하기도 했다. "추수지와 양만춘은 오랫동안 전장에서 함께한 관계예요. 오랜 지인이면서 여러 요소가 섞인 관계를 표현하려고 했죠. 처음엔 스태프도 양만춘과 추수지가 편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걱정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간 보여준 전투신과 다른 느낌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단다. 배우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트라이커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쓰는 스트라이커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리딩할 때는 배우들이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했다"고 웃었다.
"배우들끼리 서로 웃기려고 했어요. 하하. 당나라 군은 철저하게 훈련받은 느낌이 난다면, 안시성 군사들은 그들에 비해 조금은 허술한 느낌이 나죠. 안시성 군사들을 보면 당나라 군 같은 사자, 호랑이만 무섭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날씨였다. 그는 "제작진이 먼지를 만들어서 뿌렸다"며 "거센 바람도 힘들었다"고 했다.
조인성과 배성우는 절친한 사이다. '더 킹'에서 조인성과 호흡한 바 있는 그는 "워낙 성격이 다른 영화라서 익숙하게 느끼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인성에 대해선 "고민이 많았을 텐데 현장을 이끌면서 촬영했다"며 "이야기와 캐릭터를 영리하게 풀어내려는 노력도 했다. 혼자 짊어져야 하는 게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액션신에 대해선 "다들 액션신이 잘 나왔다고 했다"며 "창을 쓰는 역할인데, 재밌게 촬영했다. 배우로서는 욕심인데 조금은 아쉬움은 있다"고 강조했다.
사물 역 남주혁은 미스 캐스팅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그러나 언론 시사회 직후 호평이 잇따랐다. "뿌듯하다"는 배성우는 "우리가 주혁이에게 특별한 조언을 해준 건 없다"며 "연기나 액션 등 정말 성실하게 준비한 배우다. 힘들다는 얘기도 안 해서 멋있었다"며 남주혁을 칭찬했다.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재능을 다듬은 배성우는 2008년'미쓰 홍당무'에서 피부과 의사 박찬욱으로 짧게 출연하며 영화계에 처음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여러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그는 오피스'(2014), '베테랑'(2015), '뷰티 인사이드'(2015), '더 폰'(2015), '특종: 량첸살인기'(2015), '더킹'(2016), '꾼'(2017), '라이브'(2018)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이브'에서는 오양촌 경위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배성우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할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 기쁘다"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 좋은 작품에 캐스팅된다는 게 감사하죠.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선택에 대한 무거움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재미만 100%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재미가 덜 하는 것 같아요."
배우는 또 "자기 복제를 할까 봐 항상 고민한다"며 "영리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시성'은 '물괴', '협상', '명당' 등과 맞붙는다. 배성우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전쟁 영화는 찍었지만 전쟁은 안 됩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