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인플레’ 비정상 타고투저 해소 방안은?
입력 2018.08.28 10:10
수정 2018.08.28 10:11
2014년부터 대두된 극단적 타고투저
KBO가 적극적으로 해법 찾아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야구 대표팀이 첫 승을 거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펼쳐진 예선 B조 인도네시아전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국 야구는 전날 대만전 1-2 패배의 충격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만과의 첫 경기에 패하면서 한국은 결승전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대만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름값만 놓고 보면 최강의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번 타자 이정후를 제외하면 나머지 8명의 타자는 모두 소속팀에서 중심 타선에 속한 타자들이었다.
하지만 4회말 나온 1점 홈런 한 방을 제외하면 득점이 없었다. 6안타 3사사구에도 잔루 7개만 남발했다. KBO리그에서 장타에만 의존한 야구에 익숙했던 탓인지 국제 대회에서 중시되는 ‘짜임새’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연속 안타가 나오지 않으며 타선의 집중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KBO리그에서 투수들을 압도했던 타자들의 화력은 낯선 대만의 실업 야구 투수들 앞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KBO리그는 비정상적인 타고투저 추세다. 올 시즌 KBO리그의 평균 타율은 0.287이며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의 평균값은 무려 0.803에 달한다. 규정 타석을 채운 60명의 타자 중 절반이 넘는 34명이 3할 타자다. 좋은 타자의 기준은 3할 타율이라는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반면 리그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5.12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2점대 평균자책점은 두산 린드블럼(2.79)이 유일하다. 기록만 본다면 타자들이 지배하는 리그다.
불과 5년 전인 2013시즌만 해도 KBO리그의 평균 타율은 0.268, 평균자책점은 4.32로 타고투저와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2014년 평균 타율 0.289, 평균자책점 5.21로 갑작스레 타고투저 현상이 대두되었다.
이후 평균타율은 2015년 0.280, 2016년 0.290 2017년 0.286으로 매해 2할 8푼 이상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015년 4.87, 2016년 5.17, 2017년 4.97로 매해 4점대 후반 이상으로 치솟았다. KBO리그 투수들의 기량이 2014년부터 갑자기 저하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KBO는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고 공인구 검사를 시행하는 등 타고투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서 공인구는 반발력이 매우 강해 ‘탱탱볼’로 불리는 현실이다. 방망이의 중심에 맞지 않아도 홈런이 되어 타자 본인조차 놀라는 장면이 종종 연출됐기 때문이다. 투수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타자들이 벌크업을 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충분히 납득하기 어렵다.
2017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안방인 고척돔에서 1라운드를 유치하고도 이스라엘에 1-2, 네덜란드에 0-5로 빈타 끝에 연패해 2라운드 진출 실패를 일찌감치 확정지은 바 있다. 이때도 KBO리그의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컸지만 KBO는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아 공염불에 그쳤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2019년에는 도쿄 올림픽 티켓을 놓고 프리미어 12가 펼쳐지며 2020년 7월에는 도쿄 올림픽이 개최된다. 우물 안 개구리식 타고투저가 해소되지 않으면 도쿄 올림픽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타고투저 해소를 위해 KBO 내부가 아닌 외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원인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KBO가 전향적으로 수용하는 특단의 해결책을 검토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이후 KBO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