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오더 투표'가 승부 결정
입력 2018.08.25 03:00
수정 2018.08.25 05:24
지방의원·지역위 선출 대의원·보좌진 등에 '입김'
"상경하는 버스에서 오더"…'요즘 세상'에도 통할까
지방의원·지역위 선출 대의원·보좌진 등에 '입김'
"상경하는 버스에서 오더"…'요즘 세상'에도 통할까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누굴까. 현장투표에 나서는 대의원들의 '한표'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의 승자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이날 오후 3시 30분을 전후해 1만5000명 규모의 전국대의원이 현장에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오후 5시 무렵 종료될 예정이며, 개표와 합산을 거쳐 당대표·최고위원 당선자는 오후 6시 경에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40%를 반영하는 권리당원 ARS 투표는 지난 22일로, 각각 10%와 5%를 반영하는 국민여론조사, 일반당원여론조사는 지난 24일로 종료됐다. 45%를 반영하는 대의원 현장투표에 3명의 당대표 후보자, 8명의 최고위원 후보자의 최종 당락이 달려있는 셈이다.
승부의 향배와 관련해서는 대의원 '오더 투표' 관행이 통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대의원은 ▲당대표·최고위원 ▲고문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전직 국회의원·광역단체장 ▲단체장·지방의원 ▲지역위원회 선출 전국대의원 ▲의원실당 보좌진 2인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단체장·지방의원 ▲지역위 선출 대의원 ▲의원실 보좌진 등은 의원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본인 표는 말할 것도 없다. 단체장은 의원의 지역구 경쟁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방선거가 불과 두 달 전에 치러졌기 때문에 의원이 공천을 준 경우라면 아직까지는 의원에게 우호적인 포지션에 있다고 봐야 한다. 지방의원도 마찬가지다.
지역위 선출 대의원은 지역위원장을 겸하는 의원이 추천한 사람들이 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원실 보좌진은 기본적으로 의원과 정무적 성향을 함께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막판 들어 판세가 혼미해지긴 했으나, 의원·지역위원장 사이에서의 지지 현황은 이해찬 의원이 다소나마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도 "오더 투표가 먹힌다고 하면 개표는 해보나마나"라고 말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지역위원장이 지역위마다 선출하는 40명 내외의 대의원에게 '오더'를 전달할 것인지, 또 대의원들은 그런 '오더'에 따라 투표할 것인가 여부가 관건이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예전에는 버스를 타고 다함께 올라가면서 목소리 큰 지구당 원로 당원 몇몇이 바람을 잡는 형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다"며 "'버스 오더'로 줄을 세우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버스 오더'가 통할지 여부를 놓고서는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지역구마다 대의원이 한 반(학급) 정도밖에 안 되는 인원이라 지역위원장이 거의 마음대로 할 수가 있다"며 "그런데 지역위원장에서 이해찬이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중진의원은 "SNS에서 일부 권리당원들이 하도 극성이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대의원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굉장히 판세가 어려운데, 이름을 숨기고 말한다면 이해찬이 조금 유리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반면 또 다른 중진의원은 "초선을 할 때에는 어르신들 계신 곳에 가면 내가 여의도 돌아가는 사정을 말씀드리곤 했는데, 이제는 어르신들이 더 잘 아신다"며 "하루 종일 종편에서 정치만 이야기하는 세상인데, 지역위원장이 '오더'를 내린다고 그에 따라 찍는 대의원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