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보여준 김연경, 남달랐던 코트 안팎 존재감
입력 2018.08.21 16:42
수정 2018.08.21 17:53
벤치서 기 죽어있는 동료 선수들 다독이며 응원
부상당한 세터 이효희 상태 챙기며 독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주장의 품격을 과시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B조 조별예선 카자흐스탄과의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9, 25-14, 28-30, 25-20)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2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이날 에이스 김연경은 많은 시간 코트를 누비지 않은 탓에 단 12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재영이 팀 최다인 21점을 올렸고, 김수지가 13점을 성공시키며 김연경이 공격적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격지표로만 평가할 수 없는 김연경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복병 카자흐스탄을 맞아 한국은 1세트를 19분 만에 25-9로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2세트 역시 25-14로 가저오며 무난한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카자흐스탄의 반격이 시작됐다. 3세트 20-20까지 한국과 팽팽한 승부를 펼치던 카자흐스탄은 서브 득점으로 24-25 기어코 역전을 만들었다.
그러자 결국 차해원 감독이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이때 벤치에 있던 김연경이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선수들에 기운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한국은 결국 28-30으로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벤치에서 쉬던 김연경은 결국 4세트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지만 한국은 카자흐스탄의 기세에 0-3까지 끌려갔다.

초반 위기는 계속됐다. 한국은 주전 세터 이효희가 3-4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다 왼 손목 쪽에 부상을 입었다. 김연경이 다가가 걱정스러운 듯 부상 상태를 살폈고, 이효희는 괜찮다는 신호를 벤치 쪽에 보냈다.
맏언니 이효희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작전 타임 때 재빨리 왼 손목에 테이핑을 하고 다시 경기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맏언니의 투혼에 한국이 다시 8-4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김연경은 계속해서 이효희를 챙기는 모습이었다. 부상 상태가 걱정이 됐는지 계속 이효희 쪽을 바라보며 신경을 썼고, 중간 중간 등을 두드리며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이효희가 경기에 나서는 데 지장이 없자 김연경이 공격에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카자흐스탄이 다시 반격에 나설 즈음 두 차례 연속 스파이크로 흐름을 다시 되찾아왔고, 24-20에서 마지막 공격까지 성공하며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코트 안팎으로 주장의 품격을 과시한 김연경의 활약 속에 한국은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두며 라이벌 중국과의 일전을 대비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