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통권이 해냈다’ 김영권이 쓴 반전 드라마
입력 2018.06.28 01:54
수정 2018.06.28 01:54
세계 최강 독일 상대로 철벽 수비 과시
후반 추가시간 공격 가담해 결승골까지 넣어
한국에 대승을 거두고 16강에 오르려 했던 우승 후보 독일의 꿈은 ‘베르통권’ 김영권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막판에 터진 김영권과 손흥민의 골을 묶어 독일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2패(승점3)로 이번 대회 첫 승점을 따냈다.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하는 바람에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세계랭킹 1위 독일을 4위로 밀어내고 3위를 차지했다.
반면 2연패에 도전하던 독일은 스웨덴, 멕시코에 밀려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독일을 상대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수비 라인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주전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영권은 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비난을 찬사로 바꾸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한 때 부진한 경기력과 관중에 대한 실언으로 부침을 겪었던 김영권은 조별리그 내내 견고한 수비력을 과시하며 한국의 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무엇보다 스웨덴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파트너 장현수가 흔들렸을 때도 김영권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도 김영권은 주눅 들지 않고 철벽수비를 과시했다. 독일의 슛 타이밍과 방향을 정확히 포착하며 공격을 막아냈고, 공중볼 경합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았다. 미드필드진에서 장현수의 잔실수까지도 완벽하게 차단했다.
공격 가담도 완벽했다.
김영권은 후반 46분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득점까지 기록하며 인생경기를 완성했다. 기세를 몰아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완벽하게 독일을 무너뜨렸다.
경기 직후 김영권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그는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고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그간 자신을 향한 비난을 찬사로 바꾼 김영권의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